본질과 이상을 별개로 현실적인 나의 브랜딩(가치관, 신념)은 어떤 것일까?
나의 분수에 맞는 시작은 무엇일까?
현재 나의 가정의 상황에서 가능한 일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내가 가진 재능의 장점, 그리고 한계는?
글쓰기의 좋은 점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글을 쓰고 나서 최대한 내가 독자시점에서 읽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얘 왜 이 모양이니?"라는 물음이 생긴다면 스스로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보는 거울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
어제 쓴 글을 읽으면서 문득, 나는 본질과 이상 쪽에 상당히 기울어진 사람인데 현실과 실제적인 부분에 지나치게 부족한 면이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지인과 스터디를 시작한 것이었지만 여전히 이상 속 구름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다 현실적으로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브랜딩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본질과 이상을 추구하는 나란 사람은 자신의 분수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객관적인 필요가 있는데 기질상 또 그게 잘 안된다는 것이다. 최근 감사한 경험으로 나의 분수에 대해 '자기 객관화'로 한 걸음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물음표가 붙는다.
원래 많이 아파본 사람이 건강관리를 위해 먹거리를 신경 쓰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처럼, 나는 가정을 꾸려가는 과정 속에서 지난 10년간 많이 아팠다. 지금도 나의 부족한 면을 들여다보면서 조금 더 성숙한 아내, 엄마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공부하는 사람이다. 그러한 이유로 나의 가정을 바로 세우고 싶다. 내 친구 가정도 사랑이 넘치면 좋겠다 이런 마음이 지배적이다.
나는 가정의 소중함, 따뜻함의 가치를 전하는 브랜딩을 하고 싶다! 이 철학은 매우 확고하다.
나의 분수에 맞는 일이란 지금 내가 무엇을 더하고 쌓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내가 배운 지식과 경험으로 축적되어 온 현재의 나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어쩌면 지금까지 쌓아온 것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 있잖아?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구름 속에 있다가 기준이 아래로 훅 떨어졌다.
나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고, 남편은 장기출장 중이다. 현재 아이를 돌보는 일은 내 몫이다. 게다가 아이의 옆에서 늘 '다정한 관찰자'의 역할은 충실히 하고 싶은 엄마이다. 따라서 아이를 돌보며 내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일 있어야 한다.
스스로 시간을 매니징 할 수 있는 일!
내가 좋아하는 것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액세서리들이다. 럭셔리업계와 면세업계에서 일을 10여 년 했음에도 불구하고 럭셔리 굿즈는 나의 스타일이 아니다. 럭셔리가방보다는 에코백이나 가성비 좋은 백을 선호한다. 왜냐하면 나름 독특한 개성이 있는 백에 달고 다닐 수 있는 '백참'이 어울리기 때문이다.
나는 가방을 그냥 들지 않고 가방에 꼭 나만의 스타일링을 할 수 있는 '백 참'을 달고 파우치나 필통도 매우 키덜트스러운 것으로 키링을 달아 놓는다.
운동화 끈조차도 좋아하는 호피패턴으로 바꿔서 똑같은 나이키 운동화조차도 나만의 개성을 살짜꿍 드러내는 사람이라 내가 좋아하는 것이 매우 분명했다. 고백하자면 요즘 유행하는 운동화에 리본비즈 달고 싶다는 마흔 아주미니까,
나는 가방이나 운동화나 아이팟 파우치나 흔히 MZ세대가 좋아하는 귀엽고 개성 있는 액세서리 스타일링에 관심이 매우 많은 사람이다!
나는 감각적이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매우 뛰어난 것은 아닌데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튀는, 애매한 재능이다. 소위 패션도 액세서리도 늘 포인트 하나를 둬서 색감을 달리하는데 이 부분이 타인에게 센스가 있다, 감각적이다라는 평가를 받게 되는 듯하다.
감각이 적당히 있는 사람인데 이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나는 디자인을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귀여운 부자재를 조합해서 귀여운 액세서리를 탄생시킬 애매한 재능 정도는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일단 부딪혀 봐야겠다. 동대문 종합상가를 금요일에 가보는 것이다.
가족을 위한 패키지 액세서리 기획해 봅시다!
일단 그냥 해보는 것이다. 브랜딩 철학 관련 책들을 추천해 준 것들 읽어보고 내 가치관과 철학을 분명히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이니까. 지금 머릿속에 최소 몇 가지 브랜드 철학, 전개과정 등등 그들에게 배울 점 정리해 봐야 할 리스트들이 팝업처럼 튀어나오는 중이다. FP모임에게는 금요일 부자재 상가 방문해 보고 오픈해야겠다.
즉흥적인 면이 상당한 나란 사람인데 이제는 체계와 공부를 갖춰서 한 걸음씩 나아가 봅시다. 원래 일이란 얼. 떨. 결. 에. 떠오른 아이디어로 시작하는 것이니까. 우연히 FP(프리랜서 프랙티스) 모임에 조인한 이유가 있겠지?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월 [나도 궁금해 진짜 진짜 이야기]
화. 토 [일상 속 사유 그 반짝임]
수 [WEAR, 새로운 나를 입다]
목 [엄마도 노력할게!]
금 [읽고 쓰는 것은 나의 기쁨]
일 [사랑하는 나의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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