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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Choi 최다은 Aug 28. 2024

완벽주의의 반대말

완벽주의

비판을 받고 싶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말고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아무것도 되지 마라

-아리스토 텔레스



완벽주의는 방어기제이다. 내가 완벽해 보이고 완벽하게 하고 완벽하게 성취해 내면 수치심, 비난, 판단을 피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완벽주의는 탁월함을 위해 애를 쓴다거나 최고의 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스스로를 보호하느냐의 문제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완벽주의의 동의어는 나는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가이다(주).

사람들의 비난을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결코 이 방어기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스스로 만들어 놓은 기준이 높은 사람들도 그 잣대가 무너지는 것을 피하고 싶기 때문에 완벽주의라는 방어기제에서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다.


내가 무엇을 시작할 때 잘하고 싶다, 탁월하고 싶다는 욕심은 어쩌면 누구나 당연하게 갖는 생각인 것이다. 그러나 잘하고 싶은 나머지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면 혹은 어떠한 것이 두려워 자신을 지나치게 혹사시키고 있다면.. 나는 무엇을 두려워하는지에 대해서 더 깊이 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완벽주의라고 스스로 느끼는 사람은 내가 무엇을 그토록 불안해하는지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질문은 자신을 과대평가하여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혹사시키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완벽하지 않을 힘

누군가가 자신의 약점을 거리낌 없이 인정하고 부족한 점을 솔직하게 말하면 어떠한 기분이 들까? 이 사람 인간적이다. 편안하게 해 준다. 관계의 벽이라는 긴장이 다소 낮아지고 나도 모르게 마음을 열게 되는 일이 있지 않나?


특별히 리더의 자리에서는 실수를 빠르게 인정하면 리더 중심의 공동체 일원들이 솔직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가 되어 잘못된 일이 있어도 원인을 금방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잘못을 빠르게 인정하는 부모라면 부모의 그런 태도가 아이에게 충분한 영향을 끼쳐 아이 스스로도 잘못을 했을 때 솔직하게 고백할 수 있는 태도를 보이기 쉽다.


나는 이것이 바로 완벽하지 않을 힘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말로는 겸손하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는 어쩌면 내면적으로 힘이 있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나는 모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마어마한 자신감이며 자신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은 아닐까? 모르기 때문에 배우고 모르기 때문에 질문하고 모르고 부족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이유가 아닐까?



겸손한 태도의 힘

최근 나 자신을 과소평가하며 타인에 대해 과대평가를 하려는 어려운 시도를 하는 중인데 (나의 경우는 그렇게 해야 균형을 맞출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지속적으로 생각의 회로를 반대로 돌리는 노력은 효과가 있다.


어제는 아이보람(엄마가 집에서 아이를 영어 코칭하는 프로그램)을 함께 하는 두 분의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중 한 분은 세명의 아이를 진행하고 있다. 나는 외동아이 하는 것도 벅차서 헥헥거리는 중인데 세명을 동시에 하는 분은 얼마나 많은 내공을 가지고 있는지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세명을 진행하니 당연히 모두 완벽하게 잘 해내기가 어렵다. 매번 자신이 못하는 것 같다고 자책하는 엄마에게 나는 당당하게 말해 주었다.


당신은 최고 멋진 사람이라고... 우리 반에서 3명을 동시에 진행하는 유일한 사람이고 한 아이 한 아이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느껴진다고..


또 한 분도 아이가 어떠한 부분에 지나치게 예민해서 여러 가지 대화를 시도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얼마나 힘든 과정인지 같은 엄마로서 공감하고 있기에 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더라.


‘엄마를 힘들게 하는 지나친 예민한 부분이 그 아이가 가진 달란트가 아닐까? 키우기는 참 힘들고 지혜가 많이 필요하지만 특별한 재능이라고 보인다. 응원할게 힘내길!‘


나 자신을 낮추는 시선은 타인이 자연스레 높아지게 되어 존중하게 되는 태도로 이어지게 되고 판단보다는 칭찬을, 지적보다는 응원을 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어쩜 다들 그리 멋진지.. 대단하다며 감탄하는 언어가 내 입술을 통해 흘러나온다. 스스로를 바라보는 눈높이가 한 뼘 낮아지면 상대는 높아진다.


이처럼 나 자신을 낮추는 마음가짐은 서로가 기분 좋은 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비결이 되는 것이 아닐까?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월       [나도 궁금해 진짜 진짜 이야기]

화. 토  [일상 속 사유 그 반짝임]

수       [WEAR, 새로운 나를 입다]

목       [엄마도 노력할게!]

금       [읽고 쓰는 것은 나의 기쁨]

일       [사랑하는 나의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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