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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먹는 기쁨 06화

물처럼 딸기 먹기

지금 논산은 딸기축제 중

by 한바라
딸기는 사랑이다


새빨갛고 탐스런 딸기 한 알이 올라가 있는 생크림 쇼트케이크를 떠올린다.


그 한 알을 건네는 건 사랑이다.

나는 그 한 알을 먹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이었다.

양보는 쉬웠다.

글쎄, 자존감 때문이었을까? 좋아보이는, 튀는 딸기를 굳이 나만 먹는 행위가 마음에 걸렸던 것 같다.

그런데-, 먹고 싶었나 보다.

비싼 딸기를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양껏.

그래서였을까.



논산 2년차에, 당근으로 딸기 14kg을 샀다.

그때 알았다.

딸기를 물처럼 먹는 일.
물 대신 딸기로 수분을 섭취하는 일.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그렇다

나는-, 딸기의 고장 논산에 산다.


당근마켓으로 14kg의 딸기를 산 후일담을 말하자면, 그때 나는 딸기를 중고거래한다는 사실이 무척 재밌게 느껴져서 10kg 단위로 판다는 딸기를 구매하겠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작아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을 해치우고자(?) 파신 거였는데, 집까지 갖다주시면서 갑자기

좀 더 드릴까요?

라고 하시더니 4kg을 더 주셨다. 그래서 몇시간을 딸기를 손질하고, 혼자 어떻게 다 먹어야할지 몰라서 다 갈아서 한동안 물대신 딸기 100% 액체를 마셨던 기억이 난다.


딸기에 집착한 건-, 그때부터였을까?


그 이후로 딸기는 당근에서 사지 않는다.

내가 뚫은 곳은 하나로마트이다.


그곳에는 수많은 딸기가 있다.

품종도 쓰여 있고 생산자 이름에 전화번호까지 나온다. 논산청과시장 딸기도 참 맛있는데 조금 비싼 편이고 가격을 안 상태에서 비교하고 고르기 어려워서 하나로마트를 애용한다.


논산 킹스베리
엄청 크고 고급진 맛



내가 모든 맛을 잘 구별하는 것은 아니지만 몇가지는 살펴보고 구입한다.

킹스베리는 복숭아향이 나는 딸기다.

크기가 정말 큰 것도 많아서, 남을 줄 때는 가장 큰 것으로 구입해서 놀라게 해준다.

대접 받는 느낌도 받을 수 있게끔 해준다.

하지만 솔직히.... 커질수록 맛 복불복이 심하긴 하다ㅠㅠ 맹맹한(?) 맛이 나기도 한다.


실제로 보면 엄청 큰..! 킹스베리들

그래도 든든하고 고급진 맛이다


설향딸기
대중적이고 호불호 없는 딸기맛




마트에 가면 설향이 가장 많아서 자주 구입하게 된다. 딸기 맛의 정석이랄까?

맛있는 품종이지만 생물이다보니 약간의 복불복은 있다. 잘 걸리면 엄청 맛있고 향긋한데 가끔은 그렇지 않다. 그래도 딸기는 다 좋다.

언젠가 한번은 너무 유기농이다보니 달팽이가 같이 나왔다ㅠㅠ.. 신기하기도 하고 해서 그대로 근처 숲에 놓아주었다..!


홍희딸기
백화점 입점되는 신품종



그리고 오늘, 2025 논산 딸기 축제 개막 첫 날!!!

오늘 만난 딸기. 홍희!!!

새콤달콤하고 맛과 향이 강하고 정말 맛있었다.

딸기축제에서는 딸기 가격이 약간 저렴한 편이었는데, 홍희는 좀 비쌌다. 그래도 시식으로 내어주신 못난이 딸기가 워낙 맛있고 향도 새로워서 충분히 데려왔다.

여러 사람에게 선보이고 싶은 맛이라, 얼른 사서 나눠주었다ㅎㅎㅎ!!


딸기 등불이
올망졸망 귀엽다



지금 논산에서는 딸기축제가 한창이다.

3/27(목)-3/30(일)에는 논산에서 월드클래스 딸기를 맛볼 수 있다.


여러 체험 부스와 먹거리도 있었고,

올망졸망 귀여운 딸기 등불을 보는 것도 좋았다.

성심당+논산딸기 콜라보는 저녁에는 마감되어서 아쉬웠지만, 성심당 신봉자로서 왠지모르게 자랑스러웠다. 성심당 딸기시루에 쓰이는 딸기는 논산의 딸기밭에서 재배하니까..! ㅎㅎ


딸기는 행복이다
물처럼 딸기를 먹을 때
나는 세상을 가진 것 같다



꼭 논산딸기가 아니어도, 요즘 딸기 값이 많이 내려서 정상적(?)인 가격이 되었으니 많이 드시고

모두들 새콤달콤 행복해지셨으면 좋겠다.


내일은 뭐 먹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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