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 차리는 내 생일상
걔가 미역국은 참 잘 끓였다.
우리 아빠도 그 맛에 반할 정도였으니.
나는 다행히 헤어지고 레시피를 물어볼 일은 없었고, 인연이 진행중이던 시절 레시피를 알아내고 실습까지 했었다.
전남친 미역국 레시피 전격 공개!
미역을 40분 볶는 소고기 미역국 레시피
1. 냄비에 들기름을 잔뜩 두르고 불린 미역을 40분 이상 볶는다.
- 언제까지? 미역의 진액이 나와 냄비에 엉겨붙을 때까지.
2. 소고기를 적당히 넣고 볶다가 물(또는 육수)을 붓고 한참을 끓이면서 엉겨붙은 미역 진액이 맛있는 국물이 되게끔 한다.
3. 간은 마지막에 간장으로 맞춘다. 다진마늘을 조금 추가해도 좋다.
레시피는 이게 끝인데, 우선 미역을 볶는 일이 만만치 않다. 그래도 사랑과 사랑, 사랑을 담아 해내어 본다.
손수 미역국을 끓여 내 생일상을 차렸다
생일에는 미역국이 먹고 싶다.
원래도 좋아하지만 상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역국과 잡채, 동태전과 소불고기를 했다. 망고도 사서 곁들였다.
좀 귀찮았다.
나만 먹을 건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가도, 내가 먹을 거니까 이렇게까지 해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릴 적에는 가족들이 서로의 생일을 꼭꼭 챙겨 주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이도 들어서 생일에 무뎌졌고 타지에 나와 사느라 생일 식사는 당일에 챙기지 못한다.
그래서 내가 스스로 챙긴다.
그러면-,
그동안 받았던 많은 사랑이 한 숟갈의 미역국에 모두 담겨 있는 듯하다.
만족스레 감사하게 먹는다.
가끔은 친한 지인들의 생일에도 미역국을 끓이곤 했다.
나는 원래 미역국을 좋아하니까,
끓여서 한그릇을 담아서 주고 나도 며칠 먹는다.
엄마가 나를 낳았을 때도
한참은 먹었을 미역국.
아빠가 유독 좋아했던 미역국.
미역국은 사랑이다
내일은 뭐 먹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