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골담길 ‘원더할매’는 잘 있단다!

Q7. 기획자가 답하다. 묵호 논골담길

by 조연섭
원더할매는 잘 있단다!
원더할매를 지켜보는 아리랑TV 제작진(2015년),사진_조연섭

원더할매는 2010년 강원도 동해 묵호에서 논골담길 작업이 시작되던 시기 공공미술에 참여했던 청년작가팀 상상력으로 탄생된 묵호의 삶을 담은 원더우먼 패러디 작품이다.


지난날 항구 언덕 마을 주민들의 삶을 해학적으로 형상화한 벽화다. 오마이뉴스 홍윤호 기자는 <대한민국 최고의 벽화로 본다.>라고 2018년 4월 21일 기사에서 밝히기도 했던 묵호 상징 벽화다. 원더할매 벽화는 묵호진동 논골 3길 중턱에 거주했던 마을주민이 몸빼 차림의 무거운 짐을 머리에 이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모습이 연합뉴스 기자의 카메라에 잡히면서 더 널리 알려지게 됐다.

‘원더할매’는 묵호에서 토착화된 ‘원더우먼’

원더할매는 2010년 논골담길 상징 인물로 등장하고 다음 해부터 마을의 가이드로 안내자 역을 담당하다 등대오름길에서는 동해호 배 선장으로, 논골 게임에서는 게임 주인공으로 논골 2길 묵호 극장에서는 영화 <돌아온 원더할매> 주연으로 등장하는 등 벽화는 꾸준하게 성장해 왔다. 묵호항 뒤편 언덕. 그는 자기 몸집만 한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웃으며 서 있다. 정말 웃는 것인지 웃는 척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논골 3길, 원더할매, 사진_임인선

항구로 오르내리는 가파른 언덕길을 매일 같이 오가며 허리가 휘어지지만, 살기 위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그녀는 억지로 웃으며 발걸음을 옮긴다. 가끔 한 번씩 허리 펴고 주변을 돌아보는 척하며 쉬는 시간만이 유일한 낙이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안 된다. 한밤중에 일어나 바다로 나가는 남편의 밥을 챙기고, 오늘도 무사히 뱃일을 마치고 돌아오길 기원한다. 그리고 아침은 또 일어나는 아이들을 챙긴다. 밥하고 빨래하고 집안일하고, 부두에 나가 잡일을 하며 생활비에 보태고, 먹을 것들을 사서 머리에 이고 절벽 같은 언덕을 오른다. 실수로 발을 삐끗하면 바로 부상이라 항상 긴장한다.


그나마 바다에서 벌어오는 남편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억센 항구에서 돈 버는 일도 도맡아야 한다. 인생의 의미를 생각할 겨를도 없다. 어느새 머리는 희끗희끗 해지고, 체력은 바닥나고, 온몸에 병을 달고 산다. 그러면서도 아프다고 티 내지 않는다. 그저 이를 악물뿐이다.


오마이뉴스 홍윤호 기자는 기사에서 “30~40년 전 과거 미국 드라마를 TV에서 방영해 줄 때, <원더우먼>이라는 인기 프로그램이 있었다. 별이 새겨진 금관 같은 걸 머리에 쓰고, 슈퍼맨과 비슷한 복장에 손목에는 팔찌를 차고 있어 총알이 날아오면 팔찌로 총알을 튕겨내는 초인 여성. 지금 보면 촌스러운 이 복장의 여성이 원더우먼이다. 이 원더우먼이 새 모습으로 우리 곁에 왔다. ‘갤 가돗’이라는 배우가 인상적으로 연기해 낸 21세기 여성의 모습이다. 그런데 이 원더우먼은 이미 토착화된 모습으로 묵호 논골담길 벽화마을에 벽화로 있었다. 얼굴이 영락없는 한국 동해안 할머니의 얼굴이다. 그래서 일명 '원더할매'다.


원더우먼 복장 느낌 몸뻬를 입은 할머니가 머리에 자기보다 큰 보따리를 이고 웃고 있다. 도망쳐 온 이들이 묵호를 찾는 이유가 벽화에 담겼다.”라고 했다.

사진_임인선

부지런해야 생존하던 시절, 인생의 의미를 돌아볼 시간조차 없이 한밤중에 일어나, 바다로 가는 남편 아침을 챙겨주고 무사히 뱃일을 마치고 돌아오길 빈다. 아이들을 챙겨 학교에 보내고 부두에서 잡일로 생활비를 보태며 미끄러운 비탈길을 오르내린다.


바다가 그리워질 때 엉엉 울고 싶을 때 찾는 <술과 바람의 도시> 묵호 논골담길!


묵호 등대마을 이야기와 성장해 온 <원더할매>는 앞으로 조성될 묵호의 <천상의 화원>과 함께 새로운 비상(非常)을 꿈꾸길 기대한다.


Q. 권혜진_평창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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