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거나, 맨유
맨유의 레전드 선수이자 전 세계 최고 스포츠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모친은 청소부였다. 그리고 형은 마약 중독자였다. 포르투갈 마데이라 제도 쿤샬이라는 빈민가에서 태어난 그는 제대로 먹지 못해 말라깽이라는 별명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가난과 불우한 환경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는 지금,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이자 스타이며 억만장자이면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우상이기도 하다.
우린 흔히 무언가에 실패하거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주변 탓을 하는 경향이 있다. 나 역시, 그러하였으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떠올리면 그건 사치에 불과하다. 그는 늘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것으로부터 배우고자 했으며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고자 애쓸 뿐이었다.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희망 속에 현재라는 기회가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에 관한 이야기를 구구절절 늘어놓을 필요가 있을까, 싶긴 하지만 그가 맨유에 입성했던 당시에 대해서는 잠깐 이야기해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포르투갈 스포르팅 FC의 유소년팀을 거쳐 프로에 데뷔한 호날두는 2003년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에 출장한다. 물론 팀은 1:3으로 패배하였으나 그 경기에서 호날두의 활약은 당시 맨유 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약 1,200만 파운드의 금액으로 이적한 그는 맨유의 상징과도 같던 등번호 7번을 부여받는다. 과거 조지 베스트,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그리고 데이비드 베컴이 달았던 등번호였다. 이후 모두가 알다시피 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었고 그의 활약에 힘입어 맨유는 리그,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다.
2014년경, 인터넷상에선 ‘우리 형’, ‘다태호’와 같은 일종의 밈이 유행했다. 워낙 그의 실력이 출중하다 보니 축구 팬들은 그를 형이라고 부르며 찬양했고, 부와 명성은 물론 실력과 외모까지 다 갖춘 그의 삶을 부러워하던 이들은 ‘다시 태어나면 호날두’로 살고 싶다며 ‘다태호’라는 밈까지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들이 한 가지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저절로 만들어진 게 아니란 점이다. 성공에 대한 열망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었다.
축구 선수로 성공하기 위해 12세 어린 나이부터 부모한테서 떨어져 홀로 생활해야 했던 호날두. 시골 출신이라며 무시하는 교사, 친구들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오직 축구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마른 몸을 살찌우려고 스스로 식단을 관리했고, 기술 습득을 위해 쉬는 시간에도 끊임없이 연습에 매진했다. 훈련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가장 늦게 떠났던 그의 자기관리 습관은 성인이 되어 슈퍼스타가 된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졌다. 박지성의 절친으로 잘 알려진 파트리크 에브라는 그와의 저녁 식사 초대 일화를 전한 적이 있다. 호날두가 팀 훈련이 끝나고 자신을 저녁 식사에 초대해 따라갔는데 이상할 정도로 샐러드 등의 건강식만 차려졌다는 것이다. 메인디시는 언제 나오려나 기다리고 있는데 호날두는, ‘이제 배부르니 함께 투터치 훈련이나 하자’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볼 터치 훈련과 수영까지 한 후 기진맥진한 상태로 집으로 돌아간 에브라. 에브라는 “호날두가 식사에 초대하면 절대 가지 마라”라는 유명한 멘트를 남겼다.
누구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될 수 있다. ‘그게 가능하겠어?’라며 도전 자체를 부정하는 시대는 이제 끝이 났다. 우리나라 영화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고,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이 빌보드 차트 1위를 달성하고, 우리나라 축구 선수가 EPL 득점왕을 하고, 우리나라 작가가 노벨 문학상 전당에 입성하는 순간도 이제 현실이 되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말이 되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들 모두 가만히 앉아 그러한 업적을 쟁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과정을 보지 않고 결과만을 쫓으며 기적이 내게 오길 바라서는 안 될 것이다.
어쨌거나, 맨유에 제2, 제3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연이어 탄생하길 바란다. 그리고 내 미래 역시도 호날두의 그것처럼 화려하게 다져갈 것임을 다짐한다. 개천에서 용 난다고 했던가, 시궁창 같은 삶에서도 세계 최고가 된 이가 있으나 나의 삶은 시궁창보다 훨씬 깨끗하고 쾌적하지 않은가. 나도, 당신도, 우리 모두 불가능이라 여겼던 일들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현재라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