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네 번째 이야기
학부모님께 들려주고픈 자녀 교육의 비밀
- 쉰네 번째 이야기
저는 국어교사입니다.
지난 해 수능에서 국어 교과에도 선택과목이 생겼죠.
화법과 작문 / 언어와 매체
입니다.
학생 대부분은 화법과 작문(이하 화작)을
선택합니다.
공부할 내용이 딱히 없거든요.
언어와 매체(이하 언매)는 문법 위주입니다.
아무래도 외우고 익혀야 할 내용이
화작에 비해 방대한 편입니다.
지난해(2021년) 3월,
화작 vs 언매 선택자는
74% vs 26% 였습니다.
재수생이 대거 합류한 수능에서는
70% vs 30%로
언매 선택자가 늘어났죠.
왜일까요?
언매가 표준점수가 더 잘 나온다는 걸
재수생들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선택과목 제도가 도입된 후
본인들의 진로나 적성을 먼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시험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고자 할 뿐이었죠.
비단 국어과목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수학에도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이렇게 선택할 수 있는 과목들이 있는데,
자신에게 필요한 과목이 아닌,
점수를 위한 선택을 합니다.
사회, 과학 등 탐구과목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당연히 나타납니다.
그리고 교사인 저는
학생과 상담을 할 때
헤어나올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원하는 과목, 네게 필요한 과목’을 말하기엔
과목 간 유불리가 분명 존재합니다.
‘시험에 유리한 과목’을 이야기하기엔
아이가 공부에 흥미를 잃고
억지로 수험생활을 보내게 될까
걱정이 솟아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능 절대평가,
즉 자격고사화에 대한 언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대입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며
한발짝 물러난 상태입니다.
공정성 문제도 결코 간과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자녀가 수능에서,
그리고 학교 교육과정 내 선택과목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할지 고민한다면,
우선은 모든 과목을 접해볼
‘기회’를 갖는 것이 먼저일 듯합니다.
아무리 시험에 유리하다고 해도,
어려운 공부를 하다 보면
다른 과목에도 영향을 미칠 테니까요.
학생의 흥미와 적성, 그리고 난이도 등
다양한 요소들을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일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