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다낭 편
회사를 다닌 지 6년째 되던 해 가을. 주로 대부도의 팬션 타운에서 1박 2일로 가볍게 보내던 워크숍을 그 해에는 무려 해외로 간다는 공지사항이 사내 게시판에 올랐다. 후보지는 베트남과 태국. 사내 투표 끝에 베트남 다낭으로 경정되어 11월 초, 해외 워크숍을 가게 되었다. 밤 비행기라 낮까지는 일을 하고(주문 마감 등으로 영업 부서는 업무를 봐야 했고, 필자와 같은 콘텐츠 팀은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인천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물론, 사내 부부인 짝꿍도 함께 하는 여행이었다.
베트남 다낭에 도착해 또 팀별로 두 대의 버스에 나눠 탑승했다. 짝꿍과 나는 같은 버스에 배정되었지만 같이 앉아서 가진 않았다.(그냥 통로 양 옆으로 앉았을 뿐) 버스에는 한국인 가이드와 현지인 가이드가 한 명씩 타고 있었고, 호텔로 가서 짐을 풀고 잤다. 밤새 비행기를 탔더니 피곤하더라.
늦가을인 한국과 달리 11월의 베트남은 여름이었다. 상하이 여행의 경험을 바탕으로 혹시 몰라 챙겨간 쿨토시와 손선풍기가 아주 큰 일을 했다. 첫날은 호이안 시내 관광이었는데, 첫 방문지는 오행산 동굴이었다. 그리고 점심 먹고 배를 탔다. 2인승 바구니 배였다. 타고 가다 보니 빨간 옷 입은 아저씨 앞으로 다 모이더라. 이상한 한국 노래를 흥겹게 부르는 베트남 아저씨와 함께 모여 놀다가 돌아온다. 신이 난 어른 몇 분은 바구니 배에서 춤을 추거나, 팁을 주기도 했다.
처음 바구니 배를 타러 돌아오는 길에는 파란 옷 입은 사람들이 바구니 배 위에서 춤을 추며 묘기를 부리더라. 그리고 이때 나오는 노래 역시 대부분 한국 노래였다. 그것도 보통 90년대나 2000년대 초반의 흥겨운 노래들. 아마도 한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오는 곳인 듯했다.
그 후에는 도자기 마을 구경도 하고 유람선을 타고 호이안 구시가지로 향했다. 베트남 콩 커피도 마시고 시내 구경도 했다. 저녁 먹고 야시장 구경까지 클리어하면서 시장에서 라탄 모양의 귀걸이를 구매해 짝꿍에게 선물까지 하면 완벽하다.
호텔로 돌아와 푹 쉬고 다음 날. 머나먼 길을 떠났다. 세계에서 3번째로 긴 케이블카가 있는 골든 브릿지를 가기 위해 도착한 썬월드.
케이블카를 타고 높이 높이 올라간다.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가지 않는 편이 좋을 듯하다. 남산 케이블카밖에 타보지 않았던 필자는 연신 '우와'를 연발했다.
아마 안개가 없었더라면 인생 사진을 건졌을 테지만 아쉽게도 그러진 못했다. 골든 브릿지를 구경하고 테마파크인 썬월드까지 구경하고 스벅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이렇게만 해도 하루가 다 간다. 저녁에는 호텔 대연회장에서 말 그대로 워크숍을 진행했다. 뷔페와 한 해를 결산하고, 내년을 다짐하는 그런 전형적인 '워크숍' 프로그램 말이다. 이후 이어지는 음주가무까지. 그렇게 또 하루가 갔다.
마지막 날에는 해수관음상을 보러 갔다. 엄청난 크기의 해수 관음상이 아니었을까. 어마어마했다. 버스를 타고 가는 데 저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크다. 여기 관광을 하면서 다낭 바다도 보고 풍경이 좋았다. 버스 주차장에 원숭이들이 있으니 운이 좋으면 구경할 수도 있다. 이후 점심을 먹고 베트남 커피도 맛보고 여기저기 다낭 시내를 더 구경하다가 저녁에 마트를 들렀다. 집에 가기 전에 쇼핑 삼매경. '게리' 과자랑 '망고 젤리'를 꼭 사기 바란다. 망고 젤리 너무 맛있다. 코코넛 커피도 좋다.
해외여행 한 번 못 가던 쫄보가 결혼 후 3번째 해외여행을 마쳤다. 다낭 여행을 갈 땐 아예 로밍을 해가서 핸드폰을 쓰거나 하는 데 불편함은 없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환전은 많이 안 해가도 된다. 대부분 달러도 사용 가능하고, 심지어 한국 돈도 쓸모가 있다. 관광지마다 원화 또는 달러랑 베트남 돈을 바꾸자는 현지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으니 환전에 큰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건 패키지여행이라 특정 관광지만 다녀서 자주 본 것일 수도 있다.)
다시 한번 기억하자. 베트남을 갔다면 망고 젤리는 무조건 구매 추천. 그리고 게리와 코코넛 커피는 기호에 따라 구매하면 된다. 다음에 가면 망고 젤리만 왕창 사 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