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내 나이 28살. 아직도 개백수.
진지하게... 아버지 없는 여자와의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
뭔 개소리로 들릴 거 아는데 여긴 내 브런치니까 마저 개소리하자면
1) 요즘 결혼 욕구가 심해졌다.
<너의 연애> 보는데 아름다운 여자분들이 다들 결혼 생각이 있으시더라. 그리고 나도 슬슬 옛날로 치면 결혼 적령기라 그런지 부쩍 결혼 생각이 많아졌다. 언젠가 나만의 가정을 꾸리고 싶다.
2) 우리 엄마를 부양해야 한다.
엄마랑 떨어져 살 수는 있겠지!!!
그치만 솔직히 부양은 해야 돼... 나 외동딸이야.
3) 사랑하는 여자의 어머니라면 내 어머니처럼 부양할 수 있을 것 같다.
4) 하지만 아무리 사랑하는 여자여도 그의 아버지는 부양할 수 없을 것 같아...
5) 그리고 그냥 난 아버지 없는 여자가 편하고 좋다. 아버지 있는 여자랑 잘 안 맞는 구석이 있다.
그냥 그런 생각을 한다고... 생각만... 생각은 할 수 있잖아?!
비현실적인 얘기인 건 안다.
객관적으로 난 결혼 상대로 너무 별로기도 하고(못생겼고 돈이 없으며 성격이 우울하고 예술충 기질이 있다)
내가 주제에 눈이 너무 높기도 하다... (난 르세라핌의 미야와키 사쿠라랑 결혼하고 싶다)
최근에 과분하게도 웬 초등학교 교사 여성분이 나와 가까워지고 싶다는 강력한 어필을 해주셨는데
그때 뭔가...
이런 여자는 나와 맞지 않는구나... 라고 크게 느꼈다.
그니까 가내가 평안하고 평생 고난이라고는 겪어본 적 없고
본인만의 취향이 없고 내 말을 다 맞다고 해주고 (아 고맙긴 고마운데)
내가 좋다고 하니까 상대도 당연히 날 좋아해주겠지?ㅎㅎ 하는 느낌의...
자기 감정을 부딪히기만 할 줄 아는 어린애 같았다.
(잠만... 나 내가 이분을 싫어하는 것까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글로 쓰고 보니까 뭔가 쌓인 게 많아 보이네; 쓰길 잘했다.)
내가 이러지 말라고 부담스럽다고 두 번이나 말했는데
...
지금은 정말 딱 숨 막혀 죽지 않을 정도로 젠틀하게 들이대고 계신다.
더는 뭐라고 하기도 애매해...
솔직히 그렇게 살 수 있다는 게 좀 부럽다.
남한테 거절당해도 꿋꿋할 수 있다는 점 말이다. 나라면 한 번 차였을 때 바로 도망갔을 거다; 쪽팔려서 고개도 못 들고 어디서 그 얘기 꺼내지도 못 하고...
와 근데 그래서 그런가 진심 이해가 안 돼... ...
아 지금 생각하니까 또 힘들어...
난 그냥 나 같은 여자를 원한다. 뭐 엄청난 자기애가 있어서 그렇다기보단(있을지도 모름)
누군가에게 나를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가끔... 모든 인간의 목적은 누군가에게 이해받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해.
근데 사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의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거짓말이었으면...)
나는 적어도 나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라도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가끔 브런치에도 글을 쓰는 거다.
세상은 부모가 둘 다 있고 아파트도 한 채 있고 형제도 하나쯤 있는 사람 위주로 돌아가는 모양이라
나 같은 여자는 대통령 선거 공약 대상에서조차 후순위로 밀리기 마련이다.
날 위한 공약을 찾으려면 페이지 열심히 넘겨서 5번 후보 공약의 작은 글씨를 다 읽어내야 돼.
세상이 나를 더럽게 봐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난 꼭 큰 소리를 내야만 남이 봐줄까 말까다.
하지만 나조차도 큰 소리를 내는 게 너무 부끄러워...
수치심을 견디는 게 힘들다...
나 자신이 부끄러우니까 자꾸 숨게 된다...
어떻게 살아야 이 마음을 덜어낼 수 있는 거지... ...
남들은 어떻게 고개를 들고 살아가는 거지? (아마 그들은 나보다 나을 테니까)
그리고 오늘은 생리 주기 어플에 따르면 생리 하루 전이다...
진심 정신병원 가서 PMS 약을 받든가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