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마음이 출렁거렸다.

by 지인

-1일


마음이 출렁거렸다.


계속 출렁거렸다. 중심을 잡기가 조금 힘들었다. 이럴 때 나는 달리기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글을 쓰거나 요리를 하거나 청소를 하는데, 그 무엇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계속 휘청거렸다. 달리기도 싫었고 요리도 하고 싶지 않았다. 청소는 더이상 할 곳이 없었다. 심신을 가라앉히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만화책조차 보고 싶지 않았다.


오호, 이거 심각하네. 펀치가 날라왔으니 충격은 당연한거고 어느 정도 타격은 있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틀이 지나도록 휘청거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스스로에게 허락한 흔들림 기간은 단 하루였다. 이미 그런 유사한 출렁거림에 지난 몇 년을 썩혔기 때문에 다시는 휩쓸리지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맹세하고 지난 2년간 심신 단련을 했고, 올해 굳건하게 다짐했었다.


앞으로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나는 내 편이 될 거라고.

절대, 다시는 나를 놓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그래서 이런 흔들림이 또다시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 정신을 강하게 만들고 그 외에도 몇 가지 해결책을 만들어 놓았던건데, 그 ‘해결책’이라는 걸 다 실행에 옮겨도 여전히 흔들린다는 것은 - 내 예상보다 이번 파동이 크다는 증거였고 이건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었다.


옛날의 나라면 이럴 때 술을 마셔 맨정신에서 도망 치거나 괜히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의미없는 돈과 시간으로 하루하루를 허비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게 얼마나 쓸데없는 일인지를 잘 알고 있다. 조치가 필요했다.



그 사람의 행동은 결국 그 사람의 마음.


움직이기 싫을 때는 침대에서 웅크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움직여서 행동으로 떨처버러야 한다.

어차피 이렇게 주저앉아 있어봐야 해결되는 일은 없다.

떨쳐낼 수 없다면 떨쳐내게 만들면 된다.



나는 평소 관심이 있었던 귀농 사이트에 들어가 바로 단기 농촌 일자리를 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