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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둑을 좋아하는 이유

by 최정식

나는 바둑을 좋아한다. 단순히 흑과 백의 돌로 이루어진 게임이 아니라, 바둑은 효율과 확장의 철학을 담은 거대한 우주다. 그것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내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사유의 도구이다.

바둑의 핵심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최대의 결과를 이루는 데 있다. 19×19의 판 위에서 361개의 점 중 단 한 곳에 돌을 놓는 행위는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내가 배우는 것은 효율의 중요성이다. 바둑에서는 단 한 수가 전판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잘못된 한 수는 아무리 앞서던 게임도 패배로 이끌 수 있다. 그렇기에 효율적 사고는 필수적이다. 단순히 이익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위치를 찾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는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고 본질에 집중하는 법을 배웠다. 이는 내 삶과 작업에서도 적용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어디에 에너지를 집중해야 하는가? 바둑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끊임없이 답을 찾도록 나를 이끈다.

바둑은 무궁무진한 확장의 가능성도 보여준다. 나의 한 수는 국지적인 전투에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판에서의 균형과 조화를 고려해야 한다. 특정 지역에서 확장을 추구하다 보면, 다른 지역에서의 가능성이 열리기도 하고, 반대로 위협이 닥치기도 한다. 이 확장의 철학은 나의 삶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바둑을 두며 나는 단기적인 목표를 넘어, 장기적인 가능성을 보게 된다. 작은 승리에 집착하지 않고, 더 큰 그림을 보는 법을 익힌다. 이는 내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국제정치와 기술적 사고를 확장할 때 많은 영감을 준다. 바둑판은 항상 새로운 길을 제시하며, 내가 어떤 결정을 하든 그로부터 배울 무언가를 제공한다.

바둑은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그것은 나에게 사고와 행동의 방식을 가르치는 도구이다. 효율은 내가 현재의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를 가르쳐 주었고, 확장은 미래를 향한 가능성을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를 가르쳐 주었다. 바둑판 위의 돌처럼, 우리의 삶도 무수한 선택과 그 결과로 이루어진다. 나는 바둑을 통해 매 순간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 선택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배운다. 바둑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것은 나의 삶을 더 깊고 넓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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