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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식 Dec 21. 2024

도깨비

한 해를 마감하며, 문득 "끌림"이라는 감정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느끼는 수많은 끌림 중 무엇이 진정한 끌림이며, 무엇이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감각인지 고민해봅니다.


표상적인 끌림은 지나가는 미인에게 느끼는 감정과 같습니다. 눈길을 끌고, 마음을 설레게 하지만, 곧 다른 이로 대체될 수 있는 감정입니다. 이는 단순한 자극이자, 일시적이고 반복 가능한 경험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끌림은 대체될 수 없는 것, 오로지 그 존재만이 가능하게 만드는 유일무이함에서 비롯됩니다. 그것은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아, 그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공백을 남기는 힘입니다.


드라마 <<도깨비>>는 이러한 끌림의 본질을 생각하게 합니다. 김신(공유)과 지은탁(김고은)의 관계는 단순히 운명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들 사이의 끌림은 본능적이면서도 초월적입니다. 김신은 지은탁이라는 존재를 통해 자신의 고통과 존재 이유를 직면하고, 지은탁은 김신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를 통해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 받습니다. 김신이 "그대가 나의 구원이었습니다"라고 고백했을 때, 그는 단순한 사랑을 넘어, 삶의 이유가 되는 끌림을 말하고 있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진정한 끌림은 단순히 "이끌림"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 삶의 본질적인 일부가 됩니다. 그것은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으며, 대체하고자 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의 본질을 잃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끌림은 우리 존재를 완성하는 유일무이한 조각과도 같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우리 삶에 이런 끌림이 있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스쳐 지나가는 표상적인 끌림이 아닌, 대체 불가능한 유일함으로 우리를 이끄는 존재와 경험. 그것이 사람일 수도, 사물일 수도, 혹은 어떤 신념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찾는 것이야말로 삶의 가장 깊은 의미를 발견하는 여정이 아닐까 합니다.


삶 속에서 김신과 지은탁의 끌림 같은 대체 불가능한 무언가를 만난다면, 그것이야말로 올 한 해를 살아온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소중한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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