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지나다 보면 정치적인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각기 다른 주장과 약속이 화려한 색깔과 크기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때로는 같은 장소에 서로 상반된 주장을 담은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기도 합니다. 이 모습을 본 아이들이 저에게 묻습니다. "저건 무슨 말이에요? 누가 맞는 거예요?"
아이들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떤 주장이 더 타당한지 분명하게 설명해주고 싶지만, 저조차도 확신을 갖고 대답하기가 어렵습니다. 시대는 점점 복잡해지고, 정보는 넘쳐나지만 진실을 가려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아이들에게 단순한 옳고 그름을 가르치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관점을 듣고,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럴때 아이들은 자신만의 기준과 가치관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저에게도 해당되는 방식입니다. 그래야만 아이들이 던지는 질문에 조금이나마 성실하게 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도 거리를 걷다 보게될 현수막들이 던지는 목소리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