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는 인스타그램에서 종종 요즘 뜨는 음원을 살펴본다. 수시로 괜찮은 음악을 저장해 두었다가 릴스를 올릴 때 사용하는데 요 며칠 티라미수케이크가 자꾸만 들렸다. 노래에 맞춰 춤추는 사람들이 늘고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같으면 저장만 해두고 넘어갈 텐데 말도 안 되는 중독성에 쉬운 춤까지 더해져 그 여자도 어느새 엉덩이를 흔들고 있었다.
"오빠!! 요즘 이게 유행이야~~~"
그 여자는 퇴근한 남자에게 재빨리 알렸다. 요즘 그 남자는 숨겨둔 끼를 그녀의 인스타그램에 분출 중이다. 유행하는 댄스나 챌린지를 그녀가 출간하는 책과 엮어 새로운 콘텐츠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그렇게 탄생했던 첫 번째 릴스가 <내게 온 사람> 책 홍보 릴스였다. 악취를 풍기며 다가와도 받아들이거나 반면교사 삼아 성장할 수도 있다는 나름의 의미를 담은 영상이다. 영상 제목은 '악연에 인연을 더하다!'
이어서 세 번째 책까지 총 2번의 릴스를 함께 찍었고, 요즘은 곧 출간될 책을 위해 맹렬히 댄스를 연습 중이다. 이 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춤 연습을 하는 남자가 웃겨서 그 여자는 감히 따라 할 생각은 하지 못하고 그저 배꼽이 빠져라 웃는 요즘이다.
"책사언니도 이건 연습해야 해!!"
"이렇게?!?"
"엇... 잘 추네??"
사실 그 여자는 춤추는 게 별로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대학 시절 댄스 경연대회에서 2등을 한 전적도 있거니와 초등학교 다닐 무렵에도 장기자랑으로 춤을 추곤 했다. 음주가무를 뛰어나게 잘하지는 못해도 꽤 좋아하고 즐겨왔다. 그 남자가 땀을 흘려가며 맹연습 한 춤을 그 여자가 너무 쉽게 따라춰 버리자 살짝 맥이 풀린 그 남자... 그 남자는 안무를 분석하고 외워서 몸에 익히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는 데 비해 그 여자는 그냥 본능으로 골반을 튕기고 엉덩이를 흔든다.
"이런 것쯤은 껌이지~~"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난 금요일 밤!! 처음으로 아들 둘이 합기도에서 1박 합숙을 갔다. 뭐 어디 멀리 떠난 건 아니고 도장에서 텐트를 치고 1박을 하는 거였다. 처음으로 엄마, 아빠 곁을 떠나 낯선 곳에서 잠자리를 하는 것이라 걱정을 했는데 밴드에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니 늦은 밤 영화 보고 과자 먹고 너무도 잘 놀고 있었다. 나중에 보니 새벽 1시가 뭐야, 3시나 되어 잠에 들었다고 한다.
그 사이 바른생활 사나이인 남자가 먼저 잠자리에 들고, 혼자 멀뚱대던 그 여자는 '티라미수 케이크'에 맞춰 콘텐츠를 짜기 시작했다. "티라 미숙해!!!" 공감 능력 제로인 그 남자와 첫째 아들을 떠올리며 열연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