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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언니 정예슬 Jun 25. 2024

방심하다 당한 날, 때마침 오늘은 6.25


오늘은 6.25! 그 남자는 아침부터 그녀에게 시 한 구절을 보내왔다.



"오늘은 6.25 방심하다 당한날

나도 한동한 방심하고 살았구나

잔잔한 호수에 돌멩이 하나가 파장을

역사는 반복된다 긴장하며 살아가자"





역사적인 그 날을 기리기 위함은 아니다.

그냥,

가정사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되듯

모든 일은 회기 본능이 있는 걸까?



지난 일요일 시댁을 다녀온 여자는 기분이 썩 개운치 않았다.

당일 저녁 9시 30분 캔바 특강 때문에

또 다음 날엔 캐나다 영주권을 얻어 잠시 다녀가는 분과 만나

그간의 회포와 석별의 정을 나누느라

그. 말.을 떠올릴 겨를이 없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남자를 보자마자 하필 그 말이 떠올랐고

결국 그녀는 속마음을 내뱉고 말았다.



"시댁에서 당일치기로 짧게 있다 올 땐 제발 자지 좀 마~

쓴다고 뭐 되냐?

책 안팔린다고 한 게 10년도 한참 더 된 일이다.

인스타 2만 넘었다고 뭐 되냐?

10만이라도 어떻다ㅡ

그런 기운 빠지는 말...

듣고 싶지 않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도 될 말,

걱정스러운 마음에 하시는 말씀일 수도 있는데...

역시나 섭섭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책 쓰느라 고생 많다,

그 와중에 애들 보고 집안일 하면서 2만명까지 만드느라 애 썼다...

뭐 그런 말을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남자는 얕은 한숨만 뱉을 뿐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늘 그런 식이다.

어쩌면 그래서 큰 싸움이 나지 않는 걸 수도 있다.

그 남자는 생각이 정리되고

어떤 말을 할지 정리가 되어야 밖으로 내뱉는다.




감정적으로 그 때 그 때 풀고마는

F 여자와 정확히 반대다.

남자는 정확히 그 시간 이후로

출근길 내내 고민했을 것이다.

그리고 시를 지어 보냈다.




하도 잘 맞아떨어져서

그만 웃고 말았다.

그 남자 입장에서도 그 여자 입장에서도

방심,

맞다.

굳이 인정 받지 않아도 되는데

뭐하러 시시콜콜 이야기를 했을까_




남자에게 시가 훌륭하다고 칭찬을 했더니

제목도 있단다.

전쟁과 평화.

처음엔 사랑과 전쟁으로 지으려고 했다나?!

에구ㅡ




때마침 그녀는 오늘 헬스장 pt를 하는 날이었고,

동네 북친구 헤일리님을 만나는 날이었다.

운동을 하며 실컷 땀을 빼고

맛난 브런치를,

무려 새우 아.보.카.도. 샌드위치와 코.코.넛. 라떼!

최애 음식을 먹으면서

훌훌 털어버렸다.




헬스 코치님 말씀으로 글을 마무리 해 본다.

"회원님! '인정'은 구걸하는 게 아니에요.

'인정'은 자연히 따라오는 거에요."

맞다.

굳이 떠들 필요 없다.

묵묵히 해야 할 바를 해 나가면 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인정이 고플 때,

잘 하고 있다는 격려가 필요할 때는

스스로가 응원과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아, 귀요미 아들 둘도 있지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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