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넘어지는 것이 먼저다!

by 정예슬

여섯 살 아들이 보조바퀴를 떼고 싶다고 했다.

"도~전!"

꼭 해보겠다 하니 말리지 않았다.

두 돌부터 킥보드를 탔던 아이라 남편 없이 나 혼자서도 충분히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어렸을 때 자전거를 어떻게 배웠는지 떠올려보았다.

"아빠가 뒤에서 잡고 있을 테니까 자전거 페달에 계속 밟아~ 핸들 잘 잡고!!"

"아빠~ 놓으면 안돼!!!"


음.

일단 보조 바퀴는 뗐고.

고민을 거듭하다 첫째 친구 아빠의 말이 떠올랐다.

"자전거는 타는 게 아니라 넘어지는 걸 먼저 가르쳐야해요."


신박한 방법이라 생각하며 흘려들었는데, 당장 두 발 자전거를 눈 앞에 두고 있자니 그 말이 무척 일리가 있어 보였다.


"제일 먼저 '넘어지는 연습'부터 하자!

자전거 안장을 최대한 낮추고, 그 위에 앉은 상태로 양 발을 바닥에 딛어봐. 종종 걸음으로 걷다가 엄마가 왼쪽으로 넘어져!!라고 외치면 왼쪽으로 자전거를 눕히며 넘어지는 쪽 다리에 힘을 주고 버티는 거야!!"


아들은 왼쪽 오른쪽 몇 번씩 반복해서 고꾸라지는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새 넘어지는 것에 익숙해졌다. 넘어지는 게 별 일 아니라는 걸 자꾸 말해준다.


"괜찮아. 다시 일어나면 돼!"


안 넘어질 수는 없다. 그러나 '잘' 넘어져야 한다. 그리고 다시 일어서면 되는 거다.


자 이제 시작!!

당연히 얼마 못 가서 넘어졌고 아들은 끈질기게 다시 일어났다.


우당탕.

괜찮아.

다시 벌떡.

우당탕.

다시

다시.


긴긴 넘어짐과 일어섬을 거듭하던 아들은 한 시간 만에 아파트 광장을 한 바퀴 휘~ 돌았다.


코너를 돌며 당연히 넘어지겠지 생각했는데 중심을 잡고 계속 페달을 밟아 나아갔다.

와아~~~~~!!

엄마의 탄성에 힘이 난 아들은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노을이 지도록 타고 또 탔다.

낙엽을 떼어가며.



온전히 본인의 이루어낸 성취.

얼마나 좋을까♡


학창시절 남동생은 학교에서는 단체로 유도를 배웠다. 그 때 동생에게서 '낙법'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유도에서 제일 먼저 배우는 게 '낙법'이라고. 잘 넘어트리는 기술이 아니라 잘 넘어지는 법을 먼저 익혀야 한다는 거다.


인생도 유도나 자전거 타기와 마찬가지 아닐까?


넘어지지 않으려고

매사에 완벽하려고

처음부터 잘하려고

너무 애쓰지 말자.


적당히 넘어지고 바닥을 기어도 괜찮다.

매 순간, 잘 넘어지고

또다시 툭툭 털고서 일어나면 그만이다.


오늘도 새로운 일을 앞두고 조금 긴장이 되지만

넘어지고 조금 깨져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담담히 임하려 한다.


나의 인생 모토가 '매일 성장'이니까.

오늘도 배운다는 마음으로!

Have a nice day♡




ⓒ Skitterphoto,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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