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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달 Oct 06. 2022

아이를 놔두면 크는 줄 알았어요

아이를 수용하는 방법

아이를 내버려 두는 것과 아이를 수용하는 것은 다릅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해서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해주었는데, 왜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고 하는 걸까요? 아이 유치원 또는 학교에서 전화가 오면 부모는 긴장합니다. 좋은 일이라면 다행인데, 어떠한 갈등이 생겨 전화가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아이가 또래보다 조금 늦다고 생각했지만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어려서부터 학습을 시키고 싶지 않았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수용했거든요. 유치원 선생님의 권유로 찾아간 병원에서 또래와 상호작용하는 능력, 사회성이 부족하여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퇴근 후 첫째 돌봄과 가사에 지쳐 칭얼대는 어린 둘째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던 것이 떠오릅니다. 몸은 자랐지만 아이의 뇌는 네모난 스마트폰 안에 갇혀버렸어요.


이제 아이를 데리고 주말이면 캠핑을 가고 공원에 나가 자전거를 타기 시작합니다. 단풍나무, 강아지풀은 자라면서 저절로 알게 된다고 생각했어요. 캠핑장과 공원에서 나무, 풀, 꽃 이름을 처음 알게 된 아이를 보고 부모는 뒤늦게 후회합니다. 아이에게 그동안 많은 것을 알려주지 못했구나.



위 내용은 부모 상담 사례를 각색한 것입니다.


스마트기기가 발전하고 다양한 콘텐츠가 생산되면서 육아 시장에도 최근 10년 간 큰 변화가 일어났어요. 책을 읽어주는 미디어 콘텐츠, 노래로 학습하는 영어 콘텐츠. 바쁜 부모가 업무 또는 가사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양질의 미디어 자료들이 넘쳐 나지요.


미디어와 친해진 아이들은 밖에 나가도 미디어를 찾아요. 만일 주지 않으면 울거나 소리를 지르고 떼를 부리죠. 부모는 다시 아이 손에 스마트 기기를 넘깁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고백하건대, 저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미디어는 아이들에게 가르침을 주지 않아요. 뇌에서 양질의 내용은 금방 휘발되고 자극적인 영상과 소리만이 남아요. 친구와 함께 놀이를 할 때에는 어떠해야 하는지. 유치원 또는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에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아이들이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들은 부모와의 상호작용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면 아이는 자랍니다.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그림책을 읽어 주세요. 아이가 소리를 내면 '우와'하고 반응해주세요. 아이가 물어보면 대답해주세요. 따뜻하고 안전한 부모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말과 표정을 주고받을 때 아이는 언어를 배웁니다.


아이를 데리고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세요. 아이가 가리키는 풀의 이름을 알려주세요. 아이가 곤충을 발견하고 소리치면 함께 감탄하는 거예요. 수시로 변하는 자연을 부모와 함께 탐험할 때 아이는 자신이 속한 사회를 배웁니다.


아이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면 열심히 들어주세요. 혹시 친구에게 화를 내거나 친구를 밀쳤다면, 또는 친구가 나에게 화를 내거나 나를 밀쳤다고 말한다면, "그때 너의 마음은 어땠어?" 물어봐 주세요. "그래서 그랬겠구나." 아이의 마음에 충분히 공감해주세요. 아이의 표정이 한결 편해졌다면 "그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야기를 나누세요. 좋은 방법은 부모와 연습해보기도 하고요. 아이는 관계를 배우게 됩니다.


아이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말과 표정과 몸짓으로 반응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아이를 수용하 방법입니다.






저도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기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잘 압니다.


하루에 삼십 분, 주말에 한 시간 만이라도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세요.

아이가 좋아할 만한 것을 함께 하면서요.

아이는 천천히 때로는 갑자기 성장해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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