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끝이 있을지 궁금했던 수영

정답은 하나

by 김혜미
배움에 끝이 있을지 궁금했던 수영

날이 갈수록 수영장에 챙겨 들어가는 수영용품들이 하나씩 늘어갔다. 유일하게 물속에서 필요한 용품은 허벅지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킥판, 평영킥을 많이 도와준 풀부이가 전부인 줄 알았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쿠앤크 아이스크림 같은 아레나 롱핀부터 출발하여, 물의 저항을 더 해주는 손에 끼는 회색 아레나 패들, 물속에서 자세를 집중해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란 스쿠알로 센터 스노클, 귀여운데 힘은 무진장 드는 숏핀까지 셀 수 없이 장비가 많아져 있었다. 역시 운동은 장비 빨인 걸까. 롱핀 하나 들고 가볍게 들어가던 시기가 훌쩍 흘러, 어느새 수영 가방을 한 보따리 들고 수영장 안으로 들어서는 3년 차 수영인이 되었다. 문득, 수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 ‘수영은 배움에 끝이 있을까?’ 궁금했다. 초반에는 하나씩 다 도장 깨기를 하듯이 배우다 보면 더 이상 배울 게 없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벌써 선생님의 가르침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얼마 안 있어 머릿속의 지우개로 기존의 생각을 쓱쓱 깨끗하게 지우고는 다시 입력했다. ‘배움에 끝이 없는 수영’, 그래서 또 수영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앞으로 남은 삶 동안 평생 무언가를 배우며 살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점과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물속에서 오랫동안 배움의 짜릿함과 희열, 뿌듯함 등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예전에는 ‘오늘은 스타트를 배웠으니까 다음에는 스타트에 대해서는 더 배울 게 없겠지?’라고 스스로 판단했다. 그러나 며칠 뒤, 스타트도 출발 자세가 있다는 걸 배우게 되었고, 지금까지 배운 건 크라우칭 스타트를 위한 왕초보 첫 단계였던 것뿐이었다. 또 한 번은 이제 어느 정도 접영 팔 돌리기와 머리를 빠르게 푹 숙이는 자세가 완성되어, 이제 접영도 배울 게 더 이상 없는 건가 싶었다. 확실한 착각이자 오답이었다. 알고 보니 접영도, 배영도 물잡기라는 손기술이 숨어져 있었다. 수영 선수들이 수영하는 모습을 볼 때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숨을 빠르게 쉬고, 강한 힘으로 물을 밀어내고 앞으로만 전진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물을 자기 몸 쪽으로 끌어당겨 오는 선수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그 짧은 찰나에도 손동작 하나하나에 신경 쓰는 선수들이 눈에 보인다. 하지만 수영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눈앞에 직관적으로 보이고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수영의 모습만 떠올린다. 나도 그랬기에, 항상 예상치도 못한 훈련 방법이나 자세한 수영 기술을 배울 때마다 늘 새롭고 흥미진진했다. 알고 보니, 수영은 내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었고 아주 자세히, 섬세하게 들여야 봐야 하는 존재였다. 그래서 더욱 겸손하게, 꾸준한 마음으로 재밌게 수영을 즐겨야 한다는 것도 말이다.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더 이상 배울 게 없어지면 선생님과 회원들과의 시간도 사라지는 거 아닐까?’라는 쓸데없는 걱정 말이다. 수영은 배움에 끝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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