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LA 왕갈비, 육회
어릴 적 매주 주말이면 거의 어김없이 가족 외식으로 갈빗집을 갔다
왜 매번 갈빗집일까 라는 의문이 자라나기 전부터
갈빗집을 운영하거나 말 못 할 사연이 있는 것이 아니었음에도
그저 ‘적절한 ‘ 선택이었으리라
친숙한 맛이면서도 집에서 구워 먹기엔 ‘대단한 결심’이 필요하고(기름진 갈비의 잔 향이나 아이스링크장처럼 매끈해지는 바닥을 고려하면 명절이 아닌 이상) 아주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에서 외출을 하는 기분을 내려면
그런 외식은 왠지 주말 연속극 속
평면적으로 단란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갈빗집을 무대로 벌어지는 일종의 역할 놀이처럼(기대 역할 역시 고루할 정도로 전형적이다.)
주기적으로 외식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지닌, 귀여운(?) 두 자녀를 둔 행복한 중산층 가정의 아버지
다정하면서도 현명하고
집안일을 잘하는 9단 주부의 살뜰한 어머니
철없지만 애교 많은(??) 두 자녀
무대에 들어서면 각자가 맡은 역할에 충실했고
메소드 연기로 단란한 가정이라는 틀 안에서 행복감을 느꼈고 모두가 이를 즐겼다.
가짜와 진짜라는 구분은 우스울 정도로 순간에 충실했다. 무대에서 내려오면 하나로 정의되기 어려운 그저 '가족'이었다. 서운하거나 웃거나 위로가 되거나 마음이 아프기도 하는
두 아기 새는 머리가 굵어지며 자유로이 둥지 밖을 나다니게 되고 한 자리에 모여 모이를 받아먹지 않게 됐다.
오랜만에 맛본 갈비, 청기와 타운이라면
배우들이 기억을 되살려 당시의 감정을 일깨우기에 충분한 무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만간 자리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 글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히사이시조의 Summer라는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