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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가희 May 10. 2022

우린 모두 금쪽이

어린이와 가족이 나오는 프로그램으로는 <아빠! 어디가?>나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가끔 봤었다. 반면에 <금쪽같은 내 새끼>는 예약해두고, 챙겨본다.


가족은 독특한 구조를 갖추고 있지 않나. 대다수는 가족 구성원을 선택할 수 없고, 외모가 비슷한 점을 제외하곤 다른 경험과 사고를 하는 개인이 부대끼고, 모여 산다. 따로 또 같이하고, 의견충돌이 있기도 하고. 그런데도 모두를 위해 조금씩 양보하며 맞춰 가야 하는 것. 하루하루가 조별 과제를 하는 기분이랄까?


전 세계 가족 수만큼 기쁨도, 슬픔도 다양하지 싶다. 개인마다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이 다를 테고, 문제라고 느끼는 지점도 다를 거다. 그래서 '평범'이나 '보통'이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일반적이라는 말로 함의하는 건 속하지 못하거나 여러 상황으로 인해 속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지 않겠다는 거다.


<금쪽같은 내 새끼>를 꼬박꼬박 찾아보는 이유는 어려움을 겪는 가족이 일반적이지 않거나 별나서라고 하지 않아서다. 선택적함묵증으로 고민하는 가정도 여럿 나왔지만 각각 다른 이유로 자녀가 말을 하지 않는 것처럼 모두 다른 사람이라서 원인도 다르다.


금쪽, 명사로 아주 귀하고 소중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사랑하는 자녀가 양육자를 시험하더라도 금쪽같이 아끼는 내 새끼니까 노력하겠다는 거다. 부디 이 고운 말이 말썽꾸러기나 문제 상황에 놓인 아이를 지칭하는 말로 '금쪽이'라 불리지 않길 바란다.


색조 화장품이 하나씩 모일 때마다 배우자는 "이것도 저것도 똑같은 분홍색 아니야?"라고 한다.

"하늘 아래 같은 색이 어딨어. 주황색 한 방울 섞인 분홍색, 체리 빛깔 도는 분홍색, 매트한 분홍색, 글로시한 분홍색. 같은 분홍색이지만 뿜어내는 색이 다르잖아!"

나의 반문에 당황스러운 웃음을 보였다.

그러니까 말이다. 사람은 오죽하겠냐고. 보통이라는 게 어디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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