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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빵 Sep 02. 2023

리모델링을 통해 새 아파트로

나는 대세가 될 테야.



“삼촌, 그런데 이미 빽빽하게 지어진 아파트가 낡게 되면 어떻게 하나요? 아무리 잘 고쳐가며 산다 해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살기 불편할 정도로 낡지 않겠어요?”     


“그렇지. 70~8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현재 기준보다 낮은 용적률로 지어져 재건축할 때 충분한 사업성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 반면, 90년대 이후에 지어진 아파트는 법적 상한 기준까지 용적률을 이미 다 사용한 경우가 대부분이야.”     


“제 말이요. 허물고 나서 똑같은 규모로밖에 지을 수 없다면 건축비를 주민들이 몽땅 부담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응. 통상 재건축을 통해 가구 수가 늘어나고, 그렇게 늘어난 가구를 일반분양해 사업비 부담을 줄이는 구조라고 볼 수 있지. 네 말대로 이미 용적률을 다 사용 중인 아파트는 기존 주민들의 집 크기가 줄어들지 않는 한은 일반분양 물량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거야.”     


“그럼 영원히 낡아가는 아파트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건가요? 그건 좀 무서운데요?”     


“리모델링에 대해 배울 적당한 타이밍이구나.”     


“리모델링이요? 도배나 새시(sash) 같은 인테리어를 다시 한다는 건가요?”      


“음, 여기서 말하는 리모델링은 가구 단위로 집을 보수하는 인테리어 개념의 리모델링이 아니라, 기존 아파트 골조는 유지한 채로 증축하는 보다 큰 스케일의 공사를 말해. 일종의 전신 성형이랄까? 건축물의 안전을 담보하는 내력벽과 기둥은 남기되, 그 외의 벽은 허물어 건축물을 확장시키는 개념이지.”


“아… 보통 콜라를 뚱캔 콜라로 바꾸는 그런 느낌이네요.”     

  

코카콜라 190ml와 355ml


“항상 먹는 비유를 사용하는구나. 그런데 적절한 비유이긴 하다. 수평 증축을 통해 집의 크기를 늘리는 경우도 있고, 수직 증축을 통해 가구 수를 늘리는 경우도 있어.”      


“아, 그건 꼬마 콜라캔을 키다리 콜라캔으로 바꾸는 느낌인데요?”             



코카콜라 190ml와 245ml

    




“통상 서울 및 수도권의 경우, 기존 용적률 100%~150% 수준의 노후 단지는 리모델링보다 재건축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기존 용적률 150%~200% 안팎의 단지는 주민들 간에 리모델링과 재건축 중에 무엇이 나을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면서 의사결정에 시간이 많이 지체되기도 한 대.”      


“어중간해서 생기는 고민이네요. 시간 절약이냐 환골탈태냐!”     


              


/ 조선비즈, 연합뉴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반포 푸르지오 아파트 (2000년식)



“오히려 기존 용적률이 200%가 훌쩍 넘는 단지들은 어차피 재건축이 쉽지 않다는 판단하에 연한을 채우자마자 서둘러 리모델링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더구나.”


“그런 곳이 오히려 의사결정은 빠르겠어요. 그런데 기존 용적률이 높더라도, 용도지역이 준주거지역 같은 곳이면 충분히 재건축을 고려할 수 있지 않나요?”     


“오, 그걸 기억하고 있구나! 맞아. 준공업지역, 준주거지역, 상업지역처럼 고 용적률 적용이 가능한 지역은 기존 단지 용적률이 200%가 넘더라도 리모델링보다 재건축을 꾀할 확률이 높겠지.”     



상업지역의 강동구 명일동 명일삼환아파트(용적률 286%), 준주거지역의 강서구 염창동 삼정그린코아아파트(용적률 277%)/ 국토정보플랫폼 국토정보맵




       







✪ 흥미 충전


- 개포우성 9차 아파트 리모델링 사례      


1991년에 준공된 개포 우성 9차 아파트는 2개 동, 232세대 규모의 소형 단지로 [개포 더샵 트리에]로 리모델링을 진행했습니다. 가구 수 증가 없는 수평 증축으로 진행되었으니 일종의 1:1 리모델링인 셈이지요.

기본 골조에 아파트의 건축면적을 확대해 건폐율이 약 19%에서 약 31% 정도로 증가했습니다. 용적률은 기존 249%에서 356%로 무려 100% 이상이 껑충 뛰었습니다. 가구 수 증가가 없으니 주민들이 건축에 따른 공사비를 전액 부담해야 하지만, 세대당 전용면적이 평균 10평 이상씩 늘어난 데다 낡은 아파트가 신축 브랜드 아파트로 탈바꿈하였으니 자산 가치 역시 상승했겠지요?   


 


리모델링 전 개포우성 9차 / 하우징해럴드



더샵 트리에로 준공된 모습 (2022. 2)
더샵 트리에로 준공된 모습 (202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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