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언니의 일상다반사
난 엔프제다. ENFJ 감정적이고, 직관적 사고를 하는 스타일이다. 나이가 들면서 E성향이 아닌 거 같은데.. 싶었지만, 지금까지 세 번 정도 다시 검사해 본 결과는 똑같았다.
요새 고민하는 게 있는데, '왜 나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이다. 실수가 잦은 편은 아니다. 그리고 웬만한 것들은 시간이 걸리지만 한두 번의 실수 후 고쳐나가고 있다.
근데 유독 두 가지 포인트에서 반복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하나는 투자, 하나는 연애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고 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의지가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같은 실수를 세 번 이상 하는 건 더 이상 실수가 아니다. 그래서 고민을 하게 됐다.
도대체.. 왜??!!
투자의 경우는 이미 여러 번의 경험으로 매수, 매도의 결정을 하면 안 될 타이밍에 해버리는 경우다. 손실을 불러오기도 하고 미미한 수익으로 끝나기도 한다. 무엇보다 알면서 또 그랬다는 자괴감, 패배감이 제일 큰 데미지다. 왜?!!
연애의 경우, 내가 더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게 되면 이성적 사고를 무시해 버린다. 남자 보는 눈은 좀 생겨서 아닌 사람을 만나거나 그런 사람에게 푹 빠지거나 하는 일은 이제 없다. 문제는 괜찮은 사람일 경우, 그리고 내가 더 좋아하게 될 경우다. 내 연애가 아닌 제3자의 입장이라면 "Stop"이라고 얘기해 줄 부분에서 "Go"를 해버린다. 아직도..
잘 기억해 보니 두 가지의 경우 다 내가 외치는 말이 있다. "아 몰라! 그냥 해!" 하아...
정말 지우고 싶은 단어다. "아 몰라"라니..
얼마간의 고민 끝에 내가 찾은 원인은, 반복하게 되는 실수의 종류가 다 내 감정이 크게 관여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수익에 동요되고, 애정에 동요된다. 다른 상황에선 꽤 냉정하고 차분한 편인데 그 두 상황에서는 감정에 져버리고 만다. 그리고 자괴감과 자기 합리화로 이어지는 테크트리를 탄다.
아침마다 적어보는 확언 리스트가 있다. 그중에 하나는 "나는 내 감정에 솔직하다."이다. 이 문장은 내 감정을 정확히 파악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마음 챙김"의 의미랄까, 스스로 느끼는 감정을 우울하다, 힘들다, 귀찮다, 짜증 난다 등으로 뭉뚱 거리지 말고 좀 더 들여다보고 이유를 생각해 보자는 의미였다. 하지만 지금 내가 실수하는 부분들은 '감정에 솔직'이 아닌, 감정에 휘둘리는 상황이다. 그 감정에 충실하기만 할 뿐 그 감정의 실체를 생각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있다. 그로 인해 또 반복이 일어나는 듯하다.
조급함과 불안함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 정도의 결론이 생긴 후, 투자는 조금 자중하고 있다. 마인드 컨트롤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느껴서이다. 아는 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건 아는 게 아니니 말이다. 연애 역시 또 한 번의 실수를 한 건지 아닌지 고민이 되는 상황이다. 자꾸 상대방의 행동에 따라 내 행동을 결정하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그 사람이 이렇게 나온다면 결국 이렇게 해야겠어..'라는 식이다. 문득 우선순위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파악한 후에 관계에 대응하는 게 맞다.
어쩌면 내가 스스로 "ENFJ"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성향이 사는데 도움이 되었지만 이제는 한계를 느낀다. 남은 삶을 위해서는 이성적 사고와 고민에 좀 더 익숙해져야 필요를 느낀다. 솔직히 쉽지 않다. 여태 살아온 관성과 습관적인 감정이 자꾸 그냥 생긴 대로 살자라고 속삭인다. 하지만 동시에 뭔가 아쉽고 불편하다. 잘 나이 들고 잘 다듬어가고 싶은 삶의 목표를 이루기엔 이대론 부족하다고 느낀다. 제일 중요한 "후회하지 않는 삶"을 위해서 선택을 하는 과정을 곱씹어 봐야 한다. 조급과 불안을 회피하지 않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싶다.
최근에 "역량"이라는 책에서 맘에 꽂히는 표현을 봤다. 회복 탄력성에 대한 얘기였는데, 난 내가 회복탄력성이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난 회복력만 좋은 것이었다. 회복탄력성이 좋은 사람은 힘든 시간에서 일상으로 회복만 하는 게 끝이 아니다. 회복 후에 그 경험을 바탕으로 탄력 있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회복탄력성의 의미였다. 그래야 변화와 성장이 생기는 것이다.
'40 중반이 돼도 아직 갈 길은 멀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은 해야 느는 거고, 행동은 해야 익숙해진다. 앞으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매번 다르게 가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몇 번이 필요할지 몰라도 나의 빅데이터를 쌓는 과정일 테니 말이다. 그게 나를 더 알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조급하고 불안해하는 순간에 "아 몰라" 보다는 더 괜찮은 솔루션을 찾을 때까지 나의 실수, 아니 시행착오는 계속된다.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