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좋아할 수 있는 일은 세상에 많다.
하지만, 좋아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
남을 믿기 좋아하는 것이다.
세상이라는 목초지가 펼쳐져 있다면
너는 양이 되어, 달려 나가려고 할 것이다.
앞서가는 양의 무리를 따라서 말이다.
분명, 그 자리가 안전하다고 믿고는
너도 풀 뜯는 무리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좋아해서는 안 된다.
삶에 대해 아무 판단 없이 남을 믿음으로써(주 1)
너는 무리 속에서 방황하게 될 것이다.
무리를 놓칠까 봐 겁내다가는
너는 곧 간절함을 놓치게 될 것이다.
새로운 목초지의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다.
목초지가 바뀐 들, 봄에서 여름으로 계절이 바뀐 들
양의 무리는 새로운 길에 관심이 없다.
비바람과 늑대를 피해 무리를 따를 뿐이다.
아들아. 고개를 들어 전체를 보아라.
새로운 전경, 새로운 소리에 깨어 있어라.
같은 곳에 모여있으면 생각은 일관될 것이고
다양한 생각을 만나려면 새로운 곳으로 가야한다.
하지만, 무리 속의 하나이고 싶다면 머무르면 된다.
아들아. 새로운 세상으로 가야 한다.
부분의 일관성에 정체되기보다는
전체의 다양성에 눈을 떠라.
깨어서 전체를 보아라.
어린 양을 몰던 엄마 양이 고백할게.
좋아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었다.
비바람이 불기 전에 길을 돌아갔던 적
늑대가 올 것처럼 지레 겁을 먹었던 적
목초를 대신 찾아주느라 힘을 뺐던 적
너의 양치기가 되는 걸 멈추지 못했었다.
그 자리가 안전하다고 믿고 있을 무렵
너도 풀 뜯는 무리 중의 하나가 될 뻔했다.
엄마가 너의 계절을 빼앗을 뻔 했다
계절이 바뀌었다는 걸 엄마는 깨달았다.
네가 먼저 고개를 들어준 덕분이었다.
엄마도 '엄마 무리'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건
너의 반항이 시작되어 준 덕분이었다.
엄마의 부족함을 필연적으로 통감하고
너만의 목초지로 엄마의 목초지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었다.
너의 지성과 재능을 세상에 내놓아라.
새로운 전경에 네가 중심이 되어라.
그동안 (엄마가 쓰는 유리병 편지] 브런치북을 아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로써, 연재를 마칩니다. 독자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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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인생철학이야기, 세네카 : '양 이야기'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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