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글로 말합니다

by 빛작

작가는 글로 말을 한다


작가는 감각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감각은 생활이 거쳐가는 길 어디에서도 변할 수 있다. 시시때때로 시야에 들어오는 것마다 영감을 얻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얻을'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하다. 하나에 심취해 있다 해도 생각과 감정은 흐른다.

불편함에서 편함으로 어려움에서 쉬움으로 괴로움에서 재미로 또는 그 반대로도 흐른다. 작가는 표현의 자유를 늘려가기 위해 감각을 늘리고 싶어 한다.


한 단어나 한 문장은 작가에게 경험을 잇는 냅스*가 되어준다. 책을 펼쳐 눈으로 읽히는 활자가 갑작스럽게 경험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된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때까지 상상마저 경험이 되어준다. 연결고리는 사실, 감정, 계획에서 다시 사실이 되어 간다. 눈 내리는 풍경을 묘사하는 글은 새로운 사실적 경험을 가져다줄 때가 있다.


얼마 전 박쥐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06화 박쥐) 촉을 발휘해 사물의 정보를 받아들이는 걸 보니, 혹시 작가도 그런 건 아닐까 싶다. 박쥐가 사실만 받아들인다면 작가는 감정과 정신을 얻기도 한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비어있으면 채우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나도 종족보존의 욕구 덕분에 빈 틈을 메워보려고 촉을 발휘하게 된다. 부딪히고 익히고 영글고 또다시 부딪히기 위해 경험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글감이 떨어지면 자체적으로 샘솟는 감뿐만 아니라 영혼에서 보내는 감이 더해질 때도 많다. 꿈에서 보내는 신호, 잠에서 잠 깸으로 옮겨가는 때에도 작가는 밀려드는 무엇을 감사히 끌어안아야 한다. 가지고 있어도 덥석 받고 싶은 게... 꼭 시냅스를 늘려가는데 필요한 '추진제' 같다. 책 한 줄, 써놓은 글, 모여든 모든 감이 추진제가 된다.


사물이 기능으로 정체성을 갖듯

한 사람이 역할로 자기를 드러내듯

작가는 글로 자신의 모든 것을 표현해 낸다.



글을 쓰려면 감각적이어야 한다.래야 써낼 수 있다는 믿음이 솟는다. 끌어내고 얻어내서 정신을 채우고 감정을 더하고 관점을 더해나가야 한다. ''로도 표현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지만 금세 소멸된다.


작가는 글에 삶을 쏟는다.

글로 온기와 냉철함을 내놓으며

글 밖에서는 살 수 없다.

작가란, 겨울이라는 책상 앞에서 하얀 눈 위에 검은 발자국을 내며... 걸으면서 말을 하는 사람이다.


작가의 글은 끝없이 수많은 길을 내고 머무르는 곳마다 다른 의미를 남긴다. '러브레터'가 되기도 하고 '일기'가 되기도 하고 '판결문'이 되기도 한다.


새벽이라는 거름으로

가족이라는 엔진으로

감각의 시냅스를 뻗어내기 위해

나는 오늘도 글로 말한다.

어느 길로 걷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경험을 채우러 새로운 장소로 가볼까 한다.


"시냅스 : 런 간에 호를 전달하는 연결부분

Syn(함께)+ haptein(결합하다)에서 유래

* 그림: 123r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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