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by 빛작

다섯 가지 색의 벽돌이 보인다

시간을 살고 있는 나는 벽돌공이 된다.

내가 능동적일 때에는 노란색 벽돌을

내가 피동적일 때에는 파란색 벽돌을

감리가 필요할 때에는 빨간색 벽돌을

오늘도 내일도 쌓아 올려야 한다

근데 희한하게도 위에서 아래로 내리 쌓는다

그 시작은 아침이다

함께 살아낼 때는 벽돌을 주고받기도 한다

모여 앉아 있으면 틈은 더욱 촘촘해진다

혼자서는 벽돌이 하룻밤새 스물네 개가 된다

이렇게 일곱 번을 쌓고 나서 한 바퀴 돌면 된다

그리고 또다시 새롭게 쌓아가야 한다


요즘 생각의 중심이 되는 일은 벽돌 쌓기다. '하루'라는 벽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꼭대기에서 바닥까지 벽돌을 채우는 중이다. 그 중심의 핵은 SSWB 코칭과정 교육이다. 배우고 실습하는 동안에 코칭스케줄을 적다 보니, 엑셀 시트는 벽돌 쌓기와 닮았다. 내가 코치가 될 때, 피코치가 될 때, 슈퍼바이징을 받을 때 나는 촘촘히 시간을 채워나간다.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좋아해서 나의 사명은 '교육'이다. 더 구체적으로 풀어내면, '스스로'의 성장을 통해, 상대가 나를 붙들고 '변화'라는 산을 오르도록 돕는 데 있다. 집중으로부터 몰입으로 가는 길 위에서 나는 내 안으로 들어간다. 시추하기를 열망하며 스스로 명령을 한다. 그 실행은 인문학에서 글로, 글에서 코칭으로 이어진다.

......

오늘은 색깔 없는 벽돌들을 쌓다. 코칭을 하지 않아서 시간의 벽돌을 칠지 못했지만 흰 벽돌도 괜찮다. 하얀 벽돌 위에는 '크리스마스'라고 적혀있다.


나와 함께 시어머님이 네 개의 벽돌을 쌓아주셨다. 영화를 봤고 식사를 했고 사진을 찍었다. 같은 스물네 개의 벽돌이 어머니에겐 자칫 얼음처럼 차갑게 흘러내릴 뻔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벽돌 틈으로 봄꽃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고 새롭게!

색깔은 없었지만 나에게도 반짝이는 벽돌들이 단단하게 메워진 것 같았다. 서로의 감정선을 따라 벽돌을 주고받는 시간이었다.

내일은 빨간 벽돌을 쌓는 날이다. 한 주를 보내고 슈퍼바이징 받아야 한다. 힘든 산을 오르도록 도와줄 슈퍼바이저와 돌을 주고받게 된다. 로운 나, 반짝이는 나, 걸어가는 나로 살아내기 위해서!


[빛작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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