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야,
나는 들판 걷기를 좋아한단다.
초록의 벼가 커가고,
들꽃이 저홀로 피어있고,
대추도 천둥 몇 개...
열매를 살찌우고 있다.
햇볕은 강하지만,
뭇 생명을 자라게 하니 고마울 뿐이다.
나도 온몸으로 햇볕을 받으며 걸었다.
이상화 선생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가
저절로 나와 흥얼거린다.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매던
그 들이라도 보고 싶다.
보고만 싶다.
......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빼앗기겠네.'
기억나는 구절만
되풀이 해본다.
눈물이 잠시 맺힌다.
들판을 걸으며,
마음을 비우고
자연으로 채워본다.
길가에 저 홀로 피어있는
개망초(?)가 나인 듯하다.
너도 그럴 때가 있겠지.
* 지난 2일(금) 정오 지나 능곡 들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