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날 Nov 28. 2023

마음이 흔들릴 때 중심 잡는 법

신랑에게 화났을 때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컴퓨터로 게임을 하고, 학교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PC방에 가야 했다. 지금은 손에 쥔 휴대폰으로 모든 정보를 얻고, 대부분의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앉은자리에서 은행 업무를 보고, 터치 한 번으로 쇼핑을 할 수 있다. 작은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니 삶이 편해졌다. 직접 만나지 않아도 소통과 교류를 할 수 있는 점도 간편해서 좋다.


 그에 반해 전보다 타인과 나를 더 많이 비교하게 되었다. SNS를 통해 보이는 타인의 모습이 전부인 것으로 오해하여 내 삶을 하찮게 여기게 된다. 깔끔하게 정돈된 집과 물 한 방울 튀지 않은 것 같은 아이의 옷,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여유로운 휴가 등 정제된 한 장의 사진으로 그들에게 불행 따위는 없을 거라 단정 짓는다. 그에 비해 나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과 돌아서면 일거리를 만들어 놓는 아이들, 육아를 함께 하지 않는 신랑 등 어느 것 하나 쉽고, 편안한 것이 없다고 느껴진다.


 우리는 옆집 아이 엄마의 이야기에 지나치게 연연하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SNS 이웃과 나를 비교하며 신경 쓰느라 많은 에너지를 소진한다. 내 가정에서 찾는 편안함과 행복보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를 신경 쓰느라 내 삶 안에서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신랑과 대화하지만 꽉 막힌 그 사람은 나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기는커녕 말로만 하는 현실적인 조언을 늘어놓아 내 속을 터지게 한다.





 보지 않으려고 해도 보이는 타인의 삶, 듣지 않으려고 해도 들리는 다른 집 아이의 영특함이 자꾸 나를 몰아세운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아무 일이 아니거나 저절로 해결될 일인데, 그 당시에는 그 일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내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소한 것들을 내 안에서 몰아내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았다. 내가 신랑에게 화났을 때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과 유사하여 한참을 웃었다.


 첫째, 타인에게 상처받았을 때 미워하는 마음과 분노를 내려놓기 위해 노력한다. 내 마음을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상대방에게 휘둘릴 필요는 없다. 그 사람과 적정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나에게 상처 주지 못하게 했다. 다섯 번 만날 거 세 번만 만나고, 두 번 만날 거 한 번만 만나며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 좋다. 어쩔 수 없이 만나야 할 때는 그가 하는 모든 말이 나의 뇌에 꽂히지 못하게 했다. 내가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말들은 한 귀로 듣고 그대로 흘러가게 했다. 상대방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대화에 집중하지 않았다. 대게 그런 상황에서 하는 상대방의 말은 중요하지도 않다.


 타인에게 상처받아 미움과 분노를 쌓으면 내 마음을 회복하기 위한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다시 편한 상태가 되려면 상대방을 용서하는 노력까지 해야 한다. 나의 감정과 시간을 소모하며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다. 그래서 애초에 내 마음에 분노와 미움의 감정을 들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둘째, 나와 상대방에 대한 기대감을 낮춘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타인에 대해 너무 많은 신경을 쓰고, 모든 일에 애쓰며 산다. 착한 딸, 좋은 아내, 인정받는 며느리, 완벽한 엄마, 성과 잘 내는 직장인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나의 몸과 마음을 옭아맨다.


 한 인간이 완벽하게 모든 일을 잘할 수는 없다. 내가 못 하는 것이 있듯 다른 사람도 못하는 것이 있다, 적당히 잘하는 것도, 충분히 잘하는 것으로 인정을 해줘야 자존감이 낮아지지 않는다. 나와 상대방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면 세상살이가 훨씬 재밌다.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줄이기 위해 기대감을 낮추자. 생각만 조금 바꿔도 만족감과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다.


 셋째,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욕구를 내려놓는다. 사회적 동물인 우리는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걸 자연스럽게 여긴다. 누구나 잘했다고 칭찬받기를 원하지만, 이런 마음이 과도할 때는 문제가 생긴다.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람 10명이 모이면 그 사람들 중 1명은 나를 싫어하고, 2명은 나를 좋아하고, 7명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우리는 관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고, 미움 받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하는 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인간관계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까지 개선하려 노력하지 말자. 깔끔하게 인정하고, 미움 받을 용기를 갖는 게 마음이 편하다.


 내가 어떤 일을 해도 욕을 먹고, 하지 않아도 욕을 먹는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욕먹는 게 낫지 않겠는가. 다른 사람을 의식하고 신경 쓰느라 하고 싶은 일을 못했는데, 욕까지 먹으면 얼마나 억울한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나의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게 훨씬 쉬운 일이고, 즐거운 일이다.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 아무것도 안 해도 2명쯤은 나를 좋아한다는 생각을 하자. 나와 그 사람들을 위해 나만의 기준을 세워 나다운 삶을 살 때 행복하다.






 인생은 한 번 뿐이고, 그 인생을 살아가는 건 나다. 내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야 주위를 돌아볼 힘이 생긴다. 당신은 태어난 것만으로도 이 세상에 나와서 해야 할 일을 다 하였다. 당신이 위대한 존재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우울의 구덩이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것 같았던 내가, 자존감을 회복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내 마음의 중심을 바로 세웠기 때문이다. 마음의 중심을 바로잡아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는 건강한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나다움으로 무장한 당신의 삶을 응원합니다.

이전 25화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