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by 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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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몹시도 사랑했고 나를 몹시도 사랑했던 그에게는 눈이 하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사랑에 아무런 장애도 되지 않았다. 도리어 나는 그것이 그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존재였고 그의 하나뿐인 눈이 그 점을 더욱 분명하게 상징하고 있었다. 나는 애꾸눈인데도 불구하고 그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애꾸눈인 그를 사랑했다. 나는 그의 눈이 없는 자리에 길고 깊게 키스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이 세상에 오직 우리 둘 뿐이며 서로의 모든 걸 깊이 이해하면서 사랑이 단단하게 완성되는 느낌을 받았다. 어느 날 내가 또 그곳에 키스하자 별안간 그가 벌컥 화를 냈다. 그는 내가 그의 결핍과 장애를 과도하게 의식하면서 낭만적인 감상에 빠져 있다고 질책했다. 나와 있을 때면 자신이 애꾸눈이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해야 해서 괴롭다고 했다. 심지어 내가 자신이 애꾸눈이기를 강요하고 있으며 나와 있을 때면 자신은 꼼짝없이 애꾸눈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내가 자신이 애꾸눈인데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애꾸눈이기 때문에 자신을 사랑하는 게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얼마 후 우리는 헤어졌다. 어쩔 수 없었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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