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장 열차,지루하지 않았다.

(칭짱열차의 즐거움, 거대한 산맥과 설산)

by 바람마냥


열차표를 가지고 승차하면 10여분이 지나 승무원이 플라스틱 모양의 카드와 교환해 준다. 이것은 여행자가 무심코 잠을 자면 내릴 곳에서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므로, 하차 시간이 되면 승무원이 플라스틱 카드와 교환한 기차표를 보고 여행자가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기발하면서도 친절한 제도라고 생각하면서 좌우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어 한 나절을 보낸다. 이렇게 쉬다가 때가 되면 밥을 먹고, 또 졸음이 오면 한 숨 낮잠을 자고 할 이야기가 있으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넋을 놓고 한참을 보았지요

또한 술 생각이 나면 조그마한 소주병을 꺼내 옆 친구와 한 잔씩 나누며 이야기도 나누고, 이래저래 좋은 여행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 여행인가! 고도 4,905m의 세계 최고의 터널인 패우상터널을 지나고, 5,250m의 만년설로 아름다운 탕구라산을 볼 수도 있으며, 지구 상에서 가장 높은 5,072m를 통과하기도 한다. 지구 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역인 해발 5,065m의 탕구라 역을 통과하기도 하며, 해발 4,800m의 코나 호수 그리고 초나 후 호를 지나면서 아름다운 경치를 만끽할 수도 있고, 서쪽으로 오면서는 호수 주변에 모래로 산이 병풍처럼 들어선 사막을 볼 수도 있어 그보다 더 좋은 경치가 어디 있으랴!

열차 내의 모습

라싸에서 열차에 올라 입을 다물지 못하던 관광객들은 저녁이 되어 잠자리에 들었지만, 라싸로부터 거얼무까지는 4,000m 이상을 넘나드는 위치를 통과하는 관계로 쉽게 잠을 청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조금씩 머리가 아파오더니 점점 심해지기 시작하여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두통이 찾아온다. 이 힘든 두통을 참으며 새벽이 오기만을 기다리다 살짝 잠이 들었다 일어나 보니 두통은 사라진 것이 아닌가! 이것은 고도가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라싸에서 많은 거리를 왔다는 것이 되는 것이리라. 아침에 일어나 같은 여행자들에게 물어보자 모두가 같은 두통에 시달렸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고산증세에 따른 두통임에 틀림이 없다.

열차의 복도

하루를 보내고 나서, 기차의 미모 저모를 알아볼 겸 두리번거리며 여러 곳을 둘러보았다. 의자로 되어 있는 곳은 수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있기도 하고 또한 서서 가는 사람들도 있어 장거리 여행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분위기이고, 6인 1실은 누울 수는 있지만 장거리 여행으로는 견디기가 좀 어색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오후가 되어 아내를 슬쩍 데리고 식당칸으로 갔다. 그곳의 분위기도 알아볼 겸해서 찾아간 곳에는 젊은 친구들은 벌써 와서 시원한 음료와 맥주를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행을 하면서 여행지 시내에 들러 맥주를 한잔 사주면 너무나 좋아하는 아내인지라 라싸에서도 그것을 하고 싶었지만, 워낙 심한 고산증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가끔 정차하는 역의 모습

칭짱열차 그것도 하늘열차에서 한 잔의 맥주는 너무나 멋있을 일이라 한 잔의 맥주를 시켜 지나는 경치를 안주삼아 오후를 즐겼다. 모두에게 즐거운 오후, 나른한 오후를 보내며 이것이 여행의 즐거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귀찮고도 생각하기 싫었던 일상들을 모두 미루고 아니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몇 날 며칠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통쾌한 일인가! 한 동안 뒤도 보지 않으면서 일을 하는 것은 이런 여행을 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라 겨울에는 어디로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풍경도 맞이하고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잠을 잔 저녁잠은 우리의 고도와 알맞은 위치까지 와서 그런지 편안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이제 북경에 내릴 차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간단한 세수를 하고 짐을 챙겼다. 모두는 여행의 말미를 장식하는 북경에서의 반쪽 여행이 즐겁고도 알차게 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한다. 북경 가까이 다가온 밖의 풍경은 여름 특유의 안개가 뿌연 드리워진 텁텁하고도 칙칙한 기분을 안겨주니 한국에서의 찌는 듯한 더위에 습기가 가득한 날씨가 연상된다.

역무원이 교환했던 표

서서히 기차는 북경역에 가까워지니 열차에 오르자마자 바꾸었던 플라스틱 기차표를 원래의 것으로 바꾸어주기 위해 승무원이 찾아왔다. 아무 표정 없이 바꾸어주는 승무원의 표정이 우습기도 하였지만 그렇게 무뚝뚝한 표정으로 해야만 하는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며, 아침마다 마주치는 승무원의 표정도 그러했으니 많은 사람과 살다 보니 그렇게 되었는가 보다는 생각을 했다.

가끔 생각나는 그들의 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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