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나라, 티베트를 생각하며

(티베트를 생각하며, 티베트의 빙하)

by 바람마냥

북경 서역 , 짐을 챙겨 사람들에 밀려 나간 북경 서역은 엄청나게 큰 것에 놀랐다기보다는 끈끈한 습기가 가득한 북경의 공기 때문이다. 단박에 등줄기에서 땀이 흐르고 기분이 불쾌해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밀려나가고 밀려오는데 우리는 북경에서 나온 가이드를 만나야 했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역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 사람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기에 그들의 뒤를 따라나서려는 순간 , 어디선가 피켓을 든 사람이 나타나 돌아보니 우리가 찾는 가이드였다.

북경 서역의 북적이는 인파

반가워 다가가니 여기에서 기다리길 잘했다는 것인데 , 이유인즉 북경 서역은 너무나 크기 때문에 밖으로 나오면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단다. 그의 말로는 수없이 와도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어디가 어딘지 자기도 알 수가 없다고 하니 얼마나 커다란 역인지 알 수 있을 텐데 , 본래 북경 역은 이것보다 훨씬 작다는 것이다. 가이드를 따라 역을 돌고 또 돌아 나온 역은 과연 커다란 역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밖에는 북경의 기분 나쁜 날씨가 본색을 드러내는데 , 여름 특유의 뿌연 안개가 드리워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으며 , 시끄럽기 짝이 없는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며 도로를 메웠다.

티베트의 아침 하늘

가슴 설레며 찾았던 티베트 여행을 중국의 수도, 북경에서 정리하며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북경 서역이 그랬고, 텐안문 광장이 그랬으며, 자금성과 왕부정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저 높은 곳에 사는 사람들과는 달라 보였다. 사는 모습이 그런 듯하고, 생각도 다른 것 같았다. 너무나 높은 곳에 살다 보니 마음도 순한 듯해 좋았고, 살아가는 모습도 처절하도록 순진한듯해 마음마저 저려왔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가득했던 티베트 여행을 오랫동안 그리워할 것이다.


인간은 삶의 마당에

설렘과 즐거움으로

생을 이어가기도 하고

때론 곤궁함과 아픔으로

삶을 연결해가는 형상이지만

인간의 삶의 연결고리는

무엇일까를 부단히도 되 뇌이며

태초의 땅이며 인간의 대지

티베트 땅에 발을 딛고 싶었다.


허공을 내딛듯이

하루를 허비적거리며

삶의 오체투지에 넋을 잃고

마냥 돌아가는 마니차에

가냘픈 손을 얹으며 사는

더벅머리 시골 할머니 모습에

정신이 혼미해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들을 보며

하루를 그럭저럭 연명하고 있었다.


처절한 그들의 기도

그렇게도 넉넉한 물길 따라

다소곳이 펼쳐진 라싸 그림은

한없이 웅장하고 깊은 삶을

어설픈 삶에 지친 외지인 뇌리에

깊고도 그윽한 그림자 되어

오래도록 기억토록 새겨주었다.


분주히 오가는 사람 속에서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끝은

끝없는 욕심으로 얼룩지고

나만을 만들려는 삶보다는

생의 끝은 무엇이고 어디이며

삶의 전부에 얼룩진 의미는

자그마한 삶의 끝이 아니라

멀고도 심오한 생이었으니

어설픈 외지인은 눈을 부라려

하나하나 얻으려 몸부림쳤다.


티베트인들의 심장, 포탈라 궁

진솔하고 순순한 삶 속에

아름다운 자연은 화답을 하고

파란 하늘 밑에 자란 푸름은

하늘에서 내린 물을 머금고

노랑에 초록을 더해 그리움으로

대지를 채색하고 물들이며

가을을 재촉하고 기다리듯이

태초의 땅 티베트의 한나절은

오늘도 성숙하게 익고 있었다.


암드록쵸 호와 유채꽃

삶의 그리움을 승화시키려

가을날을 마무리한 농부는

천만근 늘어진 몸을 이끌고

수 천리 머나먼 길 절하면서

다섯 군데 몸뚱아리 내던졌으니

하늘이 돌보고 대지가 품어

피맺힌 한 덩어리 어루만지며

수만 년 묵은 물로 닦아내 주니

어느새 삶의 상처 새살이 돋아

피맺힌 길 절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성지, 포탈라 궁

수 만년 고뇌어린 얼음 산은

한 모금 제살 녹여 대지에 흘려

초록빛 물감 녹여 물들이고

우유 빛 호수에 생명수 되어

커다란 호수에 쪽빛 물 주니

골짜기에 자리한 노랑 유채색

유난히도 반짝이는 그 빛을 뿜어

순수한 티베트 땅을 화폭을 삼아

한 없이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

순한 티베트 사람 축복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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