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오면 공휴일인 나라, 여기는 부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지구 속의 작은 나라 부탄은 오래전부터 한번 찾아보고 싶은 나라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행보다는 관광을 선호하는지라 그렇게 접근하기가 쉽지는 않은 곳이었다. 다행히 동행을 해주는 아내가 있고, 또 너그러운 친구가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렇게 하여 시작된 부탄여행의 시작은 가격도 만만치 않고 찾아가는 루트 또한 가볍게 생각할 수는 없는 곳이었다. 신호등이 없는 나라, 금연의 나라라고 하는 부탄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들의 사는 모습은 어떨까? 언제나 궁금해 한번쯤 꼭 가보고 싶은 나라였다.
국내에서 직항이 없는 관계로 네팔을 경유하는 방법, 북인도를 경유하는 방법과 방콕을 경유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중에서 방콕을 경유하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이유는 가격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인도나 네팔은 전에 다녀온 곳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하여 시작한 여행은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방콕에서 화물이 부탄으로 직접 보낼 수가 없다는 것이 아닌가? 이유는 부탄 항공사가 컴퓨터로 검색되지 않는다는 궁색한 항공사 측의 변명이었는데, 여행사 안내원과 실랑이를 해 보았으나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어쩔 수 없이 방콕에서 짐을 찾아 출국과 입국이라는 번잡한 과정을 거치는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하여 탑승한 비행기는 그렇게 힘겹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하였다. 오랜 기간 여행을 통해서 익혀온 여행의 과정이기에 즐겁게 즐기는 수밖에 없지 않던가? 늦은 저녁에 출발한 비행기가 방콕에 도착한 시각은 02:30분경이었으니 그렇게 지루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하여 하지 않아도 될 출국을 하고 다시 입국을 하여 부탄 행 비행기 탑승권을 받고서야 모두는 이제 부탄에 갈 수 있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다. 그런데 비행기가 06:30에 출발하니 한참의 기다림이 있어야 어려운 땅, 부탄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과정을 거쳐 탑승한 부탄 행 비행기는 중간 기점인 콜카타에서 두 시간 정도의 청소와 새로운 손님의 탑승을 기다려야 했고, 기내에서 기다리는 심정이야 말할 수 없이 답답한 노릇이었다. 무한한 인내를 감수하고 출발한 비행기는 11:30이 되어 오래도록 기다렸던 운둔의 나라, 부탄의 파로 공항에 도착하게 되었다. 공항에 도착한 아담한 비행장과 번잡하지 않은 입국절차가 매우 이색적이었다. 얼마 되지 않는 항공사 직원들이 입국 수속을 밟고 있었으며 조용하기 그지없는 공항의 분위기가 우리의 것들과는 너무나 다르게 다가왔다.
공항 밖으로 나가자 여행객들을 찾는 수많은 여행사 직원들이 피켓을 들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것이 부탄여행의 특성 때문이었다. 부탄은 개별여행이 허락되지 않는 곳으로 일정액의 여행비를 국가에 납부하면 그 금액 중에서 여행에 필요한 숙박, 교통, 식비를 해당 숙소나 식당으로 지급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여행하는 인원수에 관계없이 여행 가이드와 차량이 제공되는 여행시스템이고, 연간 여행객이 일정하게 제한되어 있어 어떤 면에서는 여행하기가 좋은 나라 이기도 하다. 한 팀의 여행객이 오면 여기에 가이드와 운전사가 차를 가지고 동행하는 제도이다. 그러면서 가이드와 기사의 급여는 여행사에서 지급한다는 것이다. 국가에서 재정적인 관리를 하면서 여행사에 적당한 분배를 하는 시스템으로 여행이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하여 만난 가이드는 젊지만 젊어 보이지 않는 편이었고, 기사는 다소 나이가 들어 보이는 편이었으나 차량은 우리나라의 봉고차 수준으로 깨끗한 인상을 주는 편이었다. 일행은 친구 부부와 우리 부부 등 네 명이 전부라 차량에 4명이 타고 다니는 여행 치고는 호강을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언젠가 스리랑카를 찾았을 때, 손님을 맞이하는 의식으로 꽃목걸이를 걸어주었는데 여기에서는 하얀 천으로 된 머플러를 목에 걸어주며 찾은 손님을 환대하고 있다.
자그마한 공항을 벗어나 만나게 되는 부탄의 첫인상은 조금은 부족해 보이지만 순수해 보인다는 말 그대로 시골 냄새가 물씬 나게 하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그들의 삶의 모습은 서두름이 없이 여유롭고도 한가한 기분을 주는 것은, 첫눈이 내리는 날이 임시 공휴일이라는 낭만적이 생각이 머릿속에 남아서가 아닌가 생각하게 했다. 하지만 한 나라의 국제공항이 있는 파로에서 수도인 딤프로 가는 길을 만나면서 편안하고 느릿한 삶이 가능한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의 인천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도로와 비교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좁다란 길에 얼마간의 차량만이 오고 간다. 공항이 있는 파로 시내의 도로는 2차선이 구불구불하게 되어 있으며, 길 옆에는 작은 도랑에 물이 가득 흘러내리고 있다. 우기철이라 근처의 산에는 짙은 녹색으로 물든 나무들이 가득하고, 하늘은 파랗게 물들어 전혀 오염이 되지 않은 듯이 아름답다. 기사와 함께 나온 가이드는 영어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으며, 가끔은 우리말을 섞어 웃음을 주고 있다. 하지만 운전기사는 운전에 열심히여서 그런지 전혀 말을 하지 않고 오로지 운전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렇게 국제공항이 있는 파로에서 부탄의 수도 딤프로 이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