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의 자동차

by 리박 팔사

이것이 도시계획이 원했던 삶이었을까?


제1장 가족의 꿈, 세컨드 카


신도시 단지에 두 번째 차가 들어서던 날, 아이들은 창문에 매달려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미 한 대쯤은 있는 시절, 두 번째 차가 들어선 일은 작은 사건이었다.

주말 세차장에는 웃음소리가 가득하였다.

아버지는 차를 닦았고 아이들은 옆에서 놀았다.

차 유리창에 비친 가족의 얼굴은 그 시절 우리가 함께 달려가던 미래를 보여주었다.

두 번째 차도 단순히 이동 수단이 아니라 가족의 꿈을 싣고 달리는 작은 집과 같았다.


제2장 외제차의 등장


시간이 흐르자 단지의 주차장은 새로운 풍경을 보여주었다.

국산차 사이로 번쩍이는 외제차 한 대가 들어설 때마다 단지가 술렁거렸다.

저 집은 무슨 일을 할까? 아이들조차 그 차의 엠블럼을 보며 부러워하였다.

자동차는 이제 개인의 성취와 사회적 위치를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다.

밤마다 불 꺼진 주차장에서 은은히 빛나는 독일산 로고는 사람들의 욕망과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제3장 라이프스타일의 반영, SUV와 캠핑카


주차장은 이내 다른 풍경을 보여주기 시작하였다.

외제차 대신 이제는 가족의 취향을 드러내는 차들이 늘어났다.

아이들을 태우고 루프에 자전거와 보드를 싣고 주말마다 단지를 빠져나가는 SUV와 온갖 짐을 가득 실은 캠핑카까지 나타났다.

차 안은 작은 놀이방이 되기도 이동식 극장이 되기도 하였다.

운전석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뒷좌석에서 터지는 웃음소리 등 신도시 가족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었다.

획일적인 도시생활 속에서 자동차는 바깥세상으로 향하는 수단이 되었다.


제4장 미래의 모빌리티


오늘날 주자창은 점점 조용해지고 있다.

엔진 소리는 희미해지고 대신 충전 케이블이 늘어선 풍경이 자연스러워졌다.

머지않아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움직이며 아이들을 학원에 데려다 줄지도 모르겠다.

그때 아이들은 아버지와 내가 허리를 굽혀 차를 닦던 장면 대신

우리 집 차는 스스로 움직였어라는 이야기를 추억으로 남기게 될 것이다.


차에 대한 설렘을 사라질지라도 자동차는 여전히 시대의 흔적과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낼 것이다.


제5장 결론: 신도시의 자동차


자동차는 언제나 신도시의 삶과 함께 달려왔다.

두 번째 차를 들여놓던 날의 설렘, 수입차를 부러워하던 눈빛, SUV와 함께 떠났던 가족여행, 전기차 충전기에 꽂힌 오늘날까지


자동차의 변화는 곧 우리가 살아온 시간과 닮아 있었다.

신도시 주차장은 작은 생활사 박물관과 같아 거기에 놓인 차들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부모세대의 땀과 웃음, 아이들의 성장과 가족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신도시의 키즈는 자동차가 기계가 아니라 우리의 삶과 시간을 간직한 기억이라고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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