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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섯맘 Jul 11. 2024

 교육지원청의 환대

지난 3월이었다.

농촌 유학 담당 선생님께서 교육지원청에서 열리는 '신규 유학가족 간담회'를 안내해 주셨다.

서울에 거주할 때에는 교육청을 방문할 일이 없었는데, 이렇게  농촌 유학을 오니 교육지원청의 초대도 받게 되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또 지원청에서도 환영식을 해주니 우리는 극진한 손님 대접을 받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나의  친정아버지의 직업은 교사였고  퇴임하시기 전 마지막 근무지가 강진이었다.

그래서일까?  '강진'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왠지 친근함이 느껴진다.

아이들을 면단위 작은 시골 학교에  보내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이 낯설기도 하고 새롭기도 했다.

또 나에겐 시골이라는 곳은 모든 환경이 탐색 대상이 되었다.

지나가는 경운기, 초록 잔디 같은 논밭,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할머니, 시골 냄새...

그냥 바라만 봐도 좋았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평화로운 이곳...





그날은 아직 나무들이 잎을 내기 전이였다. 운전을 하며 아이들과 강진읍에 가고 있는데 나무들이 내게 속삭이는듯했다.

 '어서 와~ 잘 왔어! 그동안 고생했어'라며 반기는 것처럼...

마음속 깊은 곳에서 꿀렁이는 감동은 어떤 마음인지 잘 모르겠다. 처음으로 자연이 주는 '치유'를 떠올려본 날이다. 나무의 손짓은 그동안 잘 살아왔다는 격려처럼 들려왔다.

이곳은 마치 내가 왔어야 할 예정된 곳인 것처럼  오래 머물지 않았음에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었다.

떡집에서 강진읍을 나가려면 구불구불한 산을 넘어가야 하는데, 그곳은 나의 마음을 어루만져준 공간이었다.

앙상한 가지일 때도... 벚꽃을 피워 낼 때도... 초록잎을 낼 때도...

강진 사람들은 그곳을 '까치내재'라고 불렀다.

강진읍을 가던 그날, 앙상한 나무들의 손짓은 자동차 안에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우리 가족들을 특별하게 환영해 주는 듯했다.




나는 내비게이션을 켜고 아이들과 함께 교육지원청으로 출발했다. 

구불구불 넘어가는 산길 운전이 익숙하진 않았지만, 우리 가정을 반겨줬던 나무들 사이를 조심스럽게 지나 목적지에 도착했다. 간담회 장소는 강진의 지역 특색이 잘 드러나게 이름을 지은 것 같다.

 '다산지실'이라는 공간에 들어섰다.

전국에서 강진으로 유학온 여러 가족들이 학교별로 모여 앉아 있었다.

그 당시는 우리 학교에 유학온 가정들과도 제대로 인사를 나누지 못했었기 때문에 모두가 낯설기만 했다.

장학사님은 유학생 한가정 한가정을 소개해주셨고, 교육장님의 따뜻한 말씀은 훈훈한 온기로 가득 채워졌다.

강진까지 농촌 유학 온 각 가정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또 농촌유학과 관련하여 질의응답 시간도 있었다.  

교육지원청이 준비한 꽃다발과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건네주는 선물을 받으며

'너희들 한 명 한 명은 참 소중하단다. 이곳에 온 걸 환영해 '라는 메시지가 느껴졌다.

강진 교육지원청의 따뜻한 환대는 마치 시골의 인심과 닮아 있었다.





나는 아이들을  시골 작은 학교에 보내며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학생 수가 적은 학교라서 더 그런 걸까?

작은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식구 같게 느껴지고 한 아이 한 아이가 눈에 들어온다.

키가 커야 한다며 늘 줄넘기를 장신구 삼아 들고 다니는 6학년 남자아이, 학교가 좋아서 매일 1등으로 등교하는 1학년 귀염둥이... 가끔씩 마주칠 때마다 '이모'하며 부르는 유학생 아이들...

나는 우리 학교 모든 아이들에게 이모가 되어 주고 싶다.

서울 이모... 떡집 이모...


이렇게 작은 학교 아이들은 전교생, 전 학년이 형, 누나, 동생이 되어서 신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이들의 행복 시간표는 빠르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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