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엄마가 강진으로 농촌 유학 갔는데, 월세가 엄청 싸다고 이야기했어~ 그런데 얼마인지 기억이 안나더라고~ 그래서 천 원인가 만원인가 했다고 이야기했지."
"푸하하!! 천 원이요? 저 만원 주택에 살아요~ 한 달에 만원요! 보증금 100만 원에 월 만원이니까 무상 임대나 다름없죠."
"하하하!!! 만원이었구나~ 어쩐지 월세가 엄청 싼 건 알았는데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더라고~."
서울에 사는 지인은 내가 살고 있는 떡집의 월세 비용이 궁금해서 확인차 전화를 했었다.
우리 집은 떡방앗간집 간판이 걸려있는 '만원 주택'이다. 학교 앞 도로가에 위치하고 있어 길만 건너면 학교에 빨리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도보로 몇 분 내에 면사무소, 우체국, 파출소, 하나로 마트까지 이용가능해 생활하기 편리한 곳이다. 택배배송도 며칠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루 만에 배송이 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어느 날, 학교에서 지킴이 봉사하시는 나이 지긋한 어머님께서 나에게 '로또'를 맞았다고 말씀하시는 거 아닌가? 처음에는 어머님이 말씀하시는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몇 번을 되물었다.
"네? 저희 집이 로또 당첨된 집이라고요?"
"아니~ 그 집이 학교와 가까워서 로또 맞았다고 말하는 거지!"
"아하하~!맞네요~어머님 말씀대로 저희 집이 로또 맞은 집이네요."
생각지도 못한 어르신의 발상에 우리 집 별명이 하나 더 늘었다. 떡집 그리고 로또 맞은 집!
올해부터 강진에서는 농산어촌 유학생 가정을 대상으로 '만원 주택'을 제공했다.
나 역시 '만원 주택'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에 꽤나 놀랐던 기억이 난다. 우리 가정은 올해 1월, 전남 농산어촌 유학생 2차 모집 시기에 팽나무 학교로지원을 했다. 그랬었기 때문에 나는 1차 모집 시기에 뜨거웠던 '만원 주택'의 열기는 알 수 없었다.
농촌 유학을 미리 계획했던 가정들은 옴천에서 열리는 '강진 농산어촌 캠프'에 참여해서 유학생활 맛보기를 미리 경험한가정들도 있었다.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유학생1차 모집 시기에 전국에서 많은 가정이 이곳으로농촌유학을 오고자 지원을했다고 한다. 그리고'만원 주택'의 경쟁률 또한 높았다고 들었다.
1월 중순, 나는 아이들과 팽나무학교에사전 답사를 온 후어떤 망설임도 없이유학오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학교에서 원했던 조건과 우리 가정의 조건이 맞았고, 이 집 또한 운명처럼 만나게 되었다.
어느덧'만원 주택'에서 지낸 지 5개월이 되었다. 찬란했던 봄이 지나고 여름 방학이 시작 됐다.
매서울정도로 울어대는 매미 소리가 진짜 여름이 왔음을 알려줬다.
삼 남매가 강진 어린이가 된 지도 5개월 차.
아이들의 피부는 구릿빛 색으로 뒤덮였다. 나는 시골과 어울리는 아이들의 피부색이 참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