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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일웅 Jun 01. 2023

잘해주는게 아니라, 좋아하는 겁니다

관점가변 놀이

 

여자가 말했다.

"고마워요, 잘해줘서"


남자가 대답한다.

"잘해주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겁니다"


영화 '사랑을 놓치다'에서의 대사다.

관점가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첫 번째 사례로 삼았다.


관점가변은 관점을 바꾸거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여

태도를 변화시키는 설득 이론이다.

대학교에서 그렇게 배웠다.


잘해주는.

즉, 친절이나 매너라는 관점로 보는 여자에게

좋아하는. 

즉, 고백 연모로 관점을 바로잡는 남자다.

관점가변따라 여자의 태도는 달라질 것이다.

남자를 연인으로 대하거나, 니면

부담스러운 사람으로 대하거나.

여자의 태도에 따라 둘의 사이 달라진다.

가까워지거나, 영 멀어지거나.

상황이 바뀐 건 없지만 새로운 관점에 의해

둘 사이의 관계가 새로워진다.


예를 하나 더 들다.

어느 유머코너에서 본 이야기다.

내가 본 최고의 카피가 있기도 하다.


 육군 훈련소 정문 앞에, 입소하는 자들과

그들의 부모 친구 연인 등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 먹거리 사치들도

어느새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정문 앞은

버려진 쓰레기가 하나도 없었다.

담배꽁초 하나라도 버려져 있을 법한데

믿을 수 없을 만큼 깨끗했다.

그럴 수 있었던 건 정문에 걸린 현수막 때문이었다.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

귀하의 자녀가 청소해야 합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메시지가

양심의 관점이 아닌 자녀에 대한

걱정과 애정의 관점으로 전달되니

아무도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 된 것이었다.


관점가변은 이렇게 상황의 변화 없이

관점만 달리 제시함으로써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의 좋은 점은.

관점만 바꾼다면 어떤 상황이든

지금 당장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해보기로 했다.

일상이 좀 더 나은 쪽으로 향할 관점가변 놀이.


말이 많은 게 아니라,

말이 풍부한 거라는 관점으로 보니

엄마의 수다 듣기가 좀 나아진다.

우유부단의 특성에서

신중의 성향만을 보는 관점을 가지니

나의 우유부단이 중요한 결정에 도움이 되었다.

풍족하지 않은 게 아니라,

모자라지 않다는 관점으로 보니

이미 가진 게 충분다.

쓰레기도 버릴겸 산책도 하고 와야지

라는 일석이조의 관점으로 보니

행동하기가 쉬어진다.


아름다운 여인을 힐끗 쳐다보는 건 

음흉하게 훔쳐본다 할까 봐 괜히 마음 쓰였지만,

훔쳐본다는 것을

아름다운 매력에 압도되어

떨림과 설렘을 주체하지 못한

가슴이 시키는 시선처리다.

라는 관점으로 각하니

은밀하지만 스스로는 떳떳해져

더 이상 마음 쓸 일 없이 훔쳐볼 수 있었다.

(예뻐서 좀 쳐다봤는데 남자는 다 똑같네.

라는 말을 들어서 굳이 써본 거다)


이런 식으

점가변 놀이를 하다 보니 재미가 붙어

회사를 돈 받고 수련하는 곳으로도

관점을 바꾸어 본다.


회사에 출근하면 멘탈 트레이닝이 시작되고

인내력 증진 프로그램을 온종일 체험하면서

처세술까지 배우고 활용하게 된다.

그로인해 멘탈이 강해지면서 인내력도 생기고

사회생활이 원만해진다.

그런 이득을 얻는데 월급까지 준다.

그러니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는 건

일석다조의 유익이다.

유치하지만 재밌고 쓸만한 관점가변이다.


요즘 가장 중하게 바꿔야겠다 생각 드는 건

시간에 대한 관점이다.


시간이 없다는 점으로 지내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정신상태가 구차해진다.

시간이 없다는 게 사실이라 해도

시간이 없다는 징징거림은

핑계의 영역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상황을 바꾸기 힘드니 관점을 바꾼다.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태도를 바꾸라는

유명한 말도 이와 비슷하다.


부족한 시간에 대해

다음과 같은 관점으로 생각해 본다.


시간이 많으면 쓸데없는 시간도 많아진다.

시간이 적으면 쓸데없는 시간도 적어진다.


시간이 없음으로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5분 10분도 계획을 하며, 5분 10분도 귀하게 쓴다.

시간이 많은 자의 50분 100분보다 더

가치 있게 쓰여 얻는 게 더 많은 5분 10분이 된다.

밀도 있는 집중이 발휘되는 희소성의 선물이다.


나에게 시간이 부족한 건

쓸데없는 일에 쓸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그러니 나에게는 진액 같은 알짜 시간만 주어진다.

이리 생각하니 주어지는 시간들이 귀하고 고맙다.


관점가변에 대한 마땅히 좋은 빅 아이디어가

생각만큼 금세 잘 떠오르진 않았다. 그래서

뭐든 관점가변하여 좀 더 좋은 쪽으로 상황을 바꾸는걸

수시로 연습해 보기로 했다.

이 관점가변이 습관처럼 되면 진짜 재밌고 유익하겠다.


관점가변에 익숙해져 능히 활용할 수 있게 되면

필요할 일에 요긴하게 태도를 바꿔 낼 수 있겠으며,

그로 인한 나의 행동은

늘 옳고 유익한 걸 얻 될것이다.




휴일 날 시간이 많아지면

시간 앞에서 오히려 주저하는 나를 보았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 했지만,

시간이 많아도 읽지 않았다.

시간이 부족하던 평일에 더 많이 읽었다.

시간이 많으니 무얼 할까 망설이는데도 시간을 썼다.

그러다 행동할 타이밍을 놓치고 의지가 증발됐다.

얻는 게 없이 낭비와 후회의 시간만 잔뜩 보냈다.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 오히려 그리웠다.


휴일엔 작정하고 그냥 최선을 다해

쉬고 놀기로 했다.

산책을 하고 여행도 가고 사람도 만나야지.




내가 좋아하는 관점가변 사례.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 침대를 과학의 관점으로 어필하여 성공

오래오래 입고 싶어서, 트롬.

-> 성능중심의 세탁기에서 옷의 소중함으로 관점을 바꿔 성공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게 중요합니다.

-> 클렌징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여 성공.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 멋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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