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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땅따코 Jun 27. 2023

현재는 절대 늙지 않아

2023년 6월 22-27일까지의 일기

모두가 NO라고 말할 때 나 혼자 YES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 요즘 내가 바로 혼자 YES라고 외치고 있는 인간 같기 때문이다.

남들로부터 소극적이다, 내성적이다,라는 평을 자주 받는 내가, 극히 외향적이어야 하며, 창의성이 뛰어나야 하는 일에 뛰어들려고 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선 조언한다. 그 조언은, 보통 이런 미사여구로 시작한다. ‘내가 사람을 좀 볼 줄 아는데’ ‘내가 볼 때 ㅇㅇ씨는’ ‘너를 진짜 아껴서 하는 말인데’ 등등. 그래, 백 번 양보해서 그 사람들이 정말 사람을 잘 봐서, 혹은 통찰력이 뛰어나서, 나를 너무 아껴서 하는 말이라고 쳐도, 내 선택에 그들의 의견을 몇 퍼센트 정도 반영해야 옳을까? 아님, 반영하거나, 하지 않거나 ox의 문제인 걸까?  


모르겠다. 여전히 답을 찾고 있는 중이다.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부단히 발버둥 치고 있다. 그럼에도 사방이 벽으로 막힌 것 같을 때가 있다. 어딜 바라봐도 벽이다. 벽은 껌껌하기도 희기도 때론 투명하기도 하다. 벽이 벽인 줄도 모르고 부딪쳤다가 아파본 적이 있다. 누군가는 시작이라고 하지만 꼭 마지막인 것 같을 때, 옴짝달싹 못하게 온몸이 경직되어 오는 때가 있다.


그래 나는 남들의 시선에 갇혔다. 싶다가 결국, 아니다. 나는 나에 갇혀있구나. 깨닫는다. 깨닫는다. 는 표현을 쓰기도 부끄러울 만큼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나를 가장 속박하고 검열하고 재단하는 것은 결국 나라는 것. 그저 또 남의 탓을 한 번 더 오늘도 하고 싶었을 뿐이라는 것. 것. 것. 것들의 연속. 아무래도 부질없는 것. 아무래도 수치스러운 것들의 연속. 나는 그런 나의 연속.


돌멩이, 먼지, 벌레, 생계, 꿈, 현실. 당장 발에 차이는 것들. 그것들을 해치우기 바빠서, 혹은 그것만으로도 벅차서 그냥 주저앉아서 울고 싶다. 그 벽 너머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벽을 통과한 이후의 나는 어떤 모습인지, 더 이상 궁금하지 않다. 그런 상태에 경각심을 느끼는 오늘, 나는 나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머릿속 구름이 좀 개이고, 마음이 좀 개운해지고, 시야가 좀 넓어지며, 발걸음이 좀 당차지는. 그런 때가 도래하길 바라진 않더라도 호기심만은 꺼지지 않은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 궁금증마저 없다면 진짜 끝이니까. 한번 꺼져버린 불씨는 다시 타오르지 않으니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가 말했다.

presents never gets old

현재는 절대 늙지 않는다. 현재를 살아가는 내가 늘 처음인 것처럼 오늘도, 내일도, 미래에도 할 고민.


나는 나에게서 벗어나 나로 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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