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살면서 겪어온 그 어떤 충격보다 더 큰 충격력으로 우리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딥 임팩트를 넘어선 딥퍼 임팩트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두 개의 소행성 충격으로 우리 가족이 어떻게 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잘 극복하고 지혜롭게 해쳐나간다면 더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고, 그 속에 파묻혀 좌초되어버린다면 그 누구보다 더 힘들고 고된 삶이 될 수 있다. 최-소한, 엄청난 충격파로 인한 삶의 전환점이 될 것은 확실하다.
지난 몇 개월 간 걱정에 걱정을 쌓아 올리며 출산일을 기다렸다.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다. 지금 둘을 돌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여기에 신생아가, 그것도 한 번에 둘이나 태어난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드디어 D-day. 수술을 시작한 지 12분이 지나고, 56초 간격으로 쌍둥이가 태어났다. 아직 엄마 뱃속에서의 달콤한 잠이 덜 깬듯한 표정이었다. 천사보다 천사 같은 얼굴이었다. 그 사랑스러운 얼굴을 마주한 순간, 소행성 충돌에 대한 걱정은 눈 녹듯 사라졌다.
아직 달콤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표정
지금 이 순간은 내가 걱정한 소행성 충돌이 아니라 또 하나의 소우주를 마주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인간은 그 하나하나가 작은 우주와도 같이 모든 것들을 담고 있고, 하나의 생명과 그의 인생이 하나의 세계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난 이제 두 개의 새로운 우주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첫 만남, 아직 아이들과 눈을 맞추지는 못했지만 그 눈 속에 담겨있을 끝없을 우주를 상상하게 되었다. 걱정은 사라졌고 새로운 우주를 만난 것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어리고 여린 그 작은 볼과 콧망울, 발가락을 볼 때마다 심장이 저릿저릿했다. 두 개의 우주라니.
어른들이 그랬다. 자식이 생기면 부모는 자식에 맞는 능력을 갖게 된다고. 그러니 자식 어떻게 키울지-에 대한 걱정은 일단 접어두고. 이제 나와 아내가 만들어 낸 네 개의 우주. 그 우주 속을 헤엄치는 우주 해파리가 되어야겠다. 행복하고 열정적인 우주 해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