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나란히 선 꼬마 형제들을 보며
싼야(三亚) 따동하이(大东海)의 물빛은 여전히 아름답고 파도는 끊임없이 밀려온다.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나란히 선 꼬마들은 분명 형제일 것이다. 한두 살쯤 차이나는 형제. 커다란 야구 모자를 거꾸로 눌러쓴 뒷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아이들 어렸을 때 생각이 나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연년생 형제인 아이들이 서너 살 무렵 때도 저렇게 귀여웠지 하면서...
꼬마들은 파도가 올 때마다 “파도가 온다(海狼来了)”를 외치며 까르르 웃는다. 가만히 지켜보니 형이 뭘 하든 동생이 반박자쯤 늦게 그대로 따라 한다. 형이 다가오는 파도를 넘으려고 뛰자, 동생도 따라 뛴다. 파도를 넘기는커녕 파도 안에서 동동거렸을 뿐이지만. 형이 반바지 아랫단을 두 손으로 움켜잡고 추켜올리자, 동생도 따라 한다. 바지가 이미 다 젖어버려 별 의미가 없는 일이었지만.
‘도레 도레~’ 하듯 꼬물거리는 자그마한 형제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절로 미소가 나왔다. 형이 뭘 하든 무조건 따라 하는 동생 눈에 그 형은 얼마나 크고 든든할까. 반박자 앞서 결정하고 반 발자국 앞서 걷는 형이 있어서 얼마나 마음이 놓일까.
그때 문득 형이 모래를 두 손으로 움켜쥐더니 바다를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반박자 뒤에 동생도 따라서 모래를 던졌다. 바로 그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있던 막내 아이가 모래에 맞았다. 형이 모래로 만족하지 못하고 자갈을 던지기 시작하자, 반박자 뒤에 동생도 자갈을 던지기 시작했다. 자갈로 만족 못한 형이 점점 더 큰 돌을 찾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혼자 들기도 벅찬 커다란 돌을 두 손으로 끙끙거리며 나르더니 우리 애들을 향해 던졌다. 동생도 형이 든 돌보다는 조금 작은 돌을 찾아 던졌다. 그 앞에서 수영하던 큰 아이 바로 옆으로 돌이 스쳐 떨어졌다. 멀리서 형제를 바라보고 있는 부모는 말릴 생각이 없고, 형은 돌을 던지는데 싫증이 났는지 남의 튜브를 주워다 바다로 던졌다. 동생도 형이 던진 튜브를 파도가 되돌려 주면 그걸 집어 바다로 던졌다. 형은 손에 잡히는 대로 남의 물건을 집어던지기 시작했고, 동생도 따라 했다.
형제를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던 웃음이 순간 싹 가셨다. 믿고 의지했던 든든한 누군가가 내 삶을 진창에 빠뜨릴 수도 있다. 형을 믿고 의지하며 따라가는 삶도 무섭지만, 형이 되어 앞서 걸으며 모델이 된다는 건 또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