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그날.
가을을 모처럼만에 듬뿍 만끽하던차에 갑자기 겨울이다.
“아.. 저기요… 제가 아직 겨울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요..” 라고 웅얼거리며 불평해보지만 늘 그렇듯 내 마음의 준비는 애초에 고려할 사항도 아니었다.
요며칠 핫세와 걷던 산책길에 떨어진 낙엽들을 보다보니 그 생김이 다양도 하고 이쁘다. 유심히 보고파진 마음에 어제는 손에 낙엽을 가득 들고 집에 돌아왔다. 물에 살랑살랑 흔들어 씻고 키친타월에 올려놔보니 우리집에도 가을이 가득 들어찬것 같아 왠지 뿌듯했다.
하지만 그 가을은 오늘 아침 첫차로 급히 떠난 모양이다. 겨울을 알리러 온 조무래기들에게 놀라 채비도 다 꾸리지 못하고 떠난듯하다..
창밖으로 불어드는 바람이 마른 가지의 낙엽들을 흔들어대 가을의 흔적을 지워간다. 힝. 왠지 나에게도 겨울을 준비하라는 경고를 날리는 것만 같다.
아..
오늘이
그림일기 시작하기로 한..
그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