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을 비추는 거울

소녀의 성장 영화 <언 애듀케이션>

by Gomsk

영화 <언 애듀케이션>은 1961년 영국, 옥스퍼드에 지원하려는 런던 고교생 17세 제니가 성장하는 이야기다. 제니 역 캐리 멀리건은 앳된 소녀부터 성숙미가 느껴지는 여인까지 양립할 수 없을 매력을 연기하는데 연상의 남자 데이비드를 만나 달콤하고도 위태로운 연애를 한다. 어른의 세계에 있는 그를 통해 제니는 성장통을 건너뛰어 삶의 다음 계단에 오를 것 같다. 하지만 그녀의 성장을 이끌어낸 사람은 내내 불평을 늘어놓으며 딸을 억압하던 아버지였다.


“제니, 내가 미안하다.”


뒤엉킨 상황에서 자존심이 무너진 제니에게 건넨 아버지의 사과는 그들 내면에 얽혀있던 굴레를 내려놓고 제대로 소통하게 한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욕망과 내려놓지 못한 허영이 이성을 마비시키고 딸을 얽어매었음을 아버지는 용기 있게 인정했고 딸은 비로소 자신이 걸어갈 길을 직시하게 된 것이다. 데이비드는 제니와 그 부모가 흐려진 거울을 닦고 내면을 맑게 비춰보도록 다녀간 손님 같은 인연이었다. 들뜬 계절을 영원히 함께 할 것 같은 폭풍 같은 연인은 지나가고, 황폐하게 파헤쳐진 소녀의 들판은 온화한 선생님의 도움과 가족의 끈끈한 애정, 냉정하게 일침을 내린 교장선생님의 조언을 봄비처럼 받아들이며 푸르게 피어난다. 자기 인생의 열매를 맺을 숲을 일굴 수 있도록.


<오만과 편견> 철부지 키티와 <서프러제트> 노동자 모드 와츠와의 간극은 바로 이 사람, 캐리 멀리건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메워진다. 다채롭고 매끄럽게 하나의 무지개처럼. 그리고 이 무지갯빛 연기를 <언 애듀케이션>한 편에 담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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