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역할은 그럴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 임신 소식을 접했을 때 자신이 없었습니다
잘 해낼 자신이요.
그 이후, 저는 ‘엄마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무작정 도서관에서 ‘육아, 엄마, 아기’라는 키워드로 책을 빌렸습니다.
신생아 육아를 하던 시기예요.
그만큼 마음이 급했고, 절실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만 저는 지쳐갔습니다.
갈피가 잡히기보다는,
여러 전문가들의 다양한 견해와 정보의 바닷속에서
저는 자꾸만 허우적대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런 제게 어느 날 엄마가 말씀하셨습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도 행복한 법이야’라고요.
처음엔 엄마의 말씀도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저는 당시 아기의 하루 스케줄을 짜는데, 급급했거든요.
그도 그럴 것이, 아기가 잠이 매우 짧은 편이었습니다.
제가 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죠.
낮잠도, 밤잠도. 길게 자는 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새벽 시간을 쪼개며,
여러 수면교육 서적들을 읽고 실천하고 지쳐가는 중이었습니다.
그러니 엄마의 말씀이 제 귀에 들어올 리가 없었죠.
그 이후, 저는 우울감에 휩싸였습니다
‘내가 공부하고, 배운 것들을 실천해도 왜 안 될까?’를 시작으로,
‘왜 우리 아기는 잠을 길게 자지 않을까?’
‘나는 왜 이렇게 체력이 약할까?’
등등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기‘도 했습니다.
산후 회복을 위해 열심히 챙겨 먹던 삼시 세 끼도,
건강한 간식도, 영양제도, 산후 보약도.
그냥 다 부질없고 의미 없게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내가 얻는 게 뭔데’라는 생각이 저를 휘감았습니다.
당시 아기는 밤 8시~새벽 4시 동안 잤는데,
빠르게는 30분 미만, 길게는 1시간 단위로 계속 일어났습니다.
그럼 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아기를 달래고, 다시 재웠죠.
새벽에 그렇게 길고, 어두운 줄도 처음 알았습니다
모두가 잠든 시간, 저는 아기와 깨어있었습니다.
아기가 어리다 보니 외출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집을 정말 좋아하는 집순이인 제가
‘단, 10분 만이라도 산책하고 싶다’는 생각을
신생아 육아 때 처음 했습니다.
어떤 날은 도무지 달래 지지 않는 아기를 안고,
같이 울고 싶기도 했습니다.
지쳐서일까요. 눈물은 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우린 여러 날의 다른 새벽 풍경을
함께 보고, 느꼈습니다.
아기가 어리니, 어쩌면 저만 그랬겠죠.
육아 전문가들이 말하길, 아기들은 오감으로 엄마를 느낀다고 합니다.
엄마의 감정은 아기에게 전이된다는 그 말 때문에.
저는 아기 곁에 있거나, 안고 있을 때면.
오히려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했지만,
되려 그런 행동이 저 자신을 좀 먹고 있음을
시간이 한참 지나고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의 끝에서 저는 배웠습니다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선
먼저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요.
당시 몸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마음이 나아질 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가를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1시간 정도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고,
저는 조금씩 조금씩 행복해지고 있었습니다.
육아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과
이렇게 소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함,
그리고 ‘우리’라는 단어가 주는 따뜻함을요.
아기가 백일이 되는 동안,
저는 매일 부딪히고 깨지면서,
그렇게 조금씩 자라는 사람이 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