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또 내가 너를 사랑하는 시간

너를 기다리며 준비하는 시간

by 오잘맘

<오늘은 아이에게 말하듯, 편하게 적어보는 글입니다>


매일 24시간이 주어지지만,


너를 만나고 내 하루는 좀 더 분주해졌어.

원래는 나랑 아빠, 두 사람만 챙기면 됐거든.

그러다가 어느 날 네가 우리 곁에 온 거야.


처음 네가 우리를 찾아와 준 걸 알게 된 순간은

지금도 너무나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


어느 정도 사회생활도 했다 싶었지만,

가정을 꾸리는 일은 왕초보였거든.

그런 우리에게 너라는 작은 생명체가 오다니,

너무 신기하고, 신비하고, 감사하지만, 두려웠어.


잘해주고 싶은데, 방법을 몰랐거든


우리는 그래서 책을 들여다봤어.

‘아, 아기는 이렇게 자라는구나’

‘우리는 이런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구나’라고.


그렇게 천천히 너를 맞이할 준비를

우린 10개월에 걸쳐 조심스럽게 했어.


태어나면 잘 키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왜 아니었냐면, 모든 집의 환경도 다 바꿔야 했어.


네가 온종일 바닥에 누워있다가.

어느 날은 여기저기 기어 다니고,

또 어느 날은 온 집안을 들여다 보고.


몽글몽글 순두부 같은 널 보면,

우리 집은 마치 대단히 위험한 장소가 된 기분이었어.

그래서 나는 또 고민하기 시작했지


‘어떻게 해야, 좀 더 안전해질까’라고.


그렇게 또 1년이 지나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되는 줄 알았는데

너의 그 자그마한 몸과 조그마한 입을 위해

분주히 살림을 꾸려야 하더라고.


서툰 솜씨지만, 널 위해 부단히 움직였어


육아 동지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다른 육아 선배들의 팁을 배우기도 하고.

또 책을 보며 공부하기도 하고.


그러다 어느 순간은 번아웃처럼 지치더라.

나 정말 쉴 새 없이 살림도, 육아도 했거든.

단, 한 번도 나의 노력을 내가 칭찬해주질 못했어.

그래서 번아웃이 왔나 봐.


그리고 나는 깨달았어.

‘아, 나는 무언가를 배우고 공부하는 게 아니구나 ‘라고.

너를 만나기 위해 10개월을 기다렸던 것처럼,

네가 온전한 어른이 되기까지 사랑으로 널 기다린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닫게 된 거야.

신기하게도 그러니까 마음이 참 편해지더라.

그전까지는 내가 부족한 건 뭘까,

내가 놓치고 있는 걸 뭘까라고 늘 초조했거든.


그러다가, 이제야 나는 알게 된 거야


‘아, 나는 이런 방식으로 너를 키우고 있구나’

‘나는 이런 방법들로 너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있구나 ‘라고


아마, 앞으로도 나의 시간은 사랑으로 채워질 거야


몸은 조금 고되고, 때론 마음이 지칠 순 있겠지만

내가 ‘왜’, ‘무엇을 위해’ 움직이고, 노력하는지

이젠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것들은 하나의 과정이고,

널 향한 나의 사랑표현법임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됐거든.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부족함이 많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을 온전히 네게 전해줄 거야.

그러니 너도 나라는 사람을 믿어줘.


앞으로의 나의 시간들은

온전히 너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시간들로 가득 채울 거니까.

우린 그렇게 천천히 성장하고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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