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쿠리쿠지방(北陸地方)의 중심지, 이시카와현. 1583년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가신인 마에다 토시이에가 카나자와성에 입성한 후, 300년동안 마에다가문이 카가번(加賀藩)을 통치했다. 그들은 학문과 문화를 장려하여 금박, 칠기와 염색 등 전통공예, 다도문화, 풍부한 식자재로 카가요리와 화과자(和菓子,일본식 과자)같은 음식문화를 풍요롭고 격조 높게 발달시켰다. 그리고 대지진같은 피해가 없어 옛모습이 잘 남아있어 작은 교토라고도 불린다.
역사가 깊은 카가요리는 무가와 서민이 즐겼던 음식들이 다양하고 지금도 전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부니(治部煮, 오리고기와 닭고기를 녹말가루에 묻혀, 육수에 간장, 설탕, 미림, 술을 섞어서 만든 요리), 하스무시(蓮蒸し, 카나자와성에서 감상용으로 키운 연근으로 만든 요리), 카부라즈시(かぶら寿司,겨을 대방어를 활용한 스시) 그리고 타이노카라무시(鯛の唐蒸し,도미의 배를 갈라 비지를 넣고 찐요리) 등이 있다.
난 이런 전통요리보다 카나자와시민들이 사랑하는 소울푸드가 기억남는다. 이 음식은 1960년대 후반, 독일베이커리(일본어로, ジャーマンベーカリー)대표인 야마시타상이 레스토랑의 간판메뉴로 내놓은 항톤라이스(ハントンライス)다. “항”은 헝가리를 뜻하고, “톤”은 프랑스어로 참치를 뜻한다. 이 요리를 고안한 쉐프가 헝가리 요리를 모티브로 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헝거리의 “항”을 사용했다고 한다. 오므라이스와 생선튀김의 조합이 만들어낸 볼륨만점의 항톤라이스. 지금은 치킨라이스 나 베키라이스(서양식볶음밥), 생선튀김말고 새우튀김, 치킨튀김 등 가게마다 다양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