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도가와 J Aug 10. 2020

속임수에 당하다

2014년 4월, M본부의 조피디가 기획 중인 “DEEP” 취재건으로 연락이 왔다. 


조피디: 형님 잘지내요?

김코디: 응, 잘지내~ 넌 어때?

조피디: 저도 잘지내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프리다이버(산소통 같은 수중장비 없이, 모노핀을 착용하고 수중에 무호흡으로 다이빙하는 선수)의 스토리를 담은 다큐를 기획 중인데, 아시아 최고기록 보유자 시노미야 류조를 출연자로 생각하고 있어요. 

김코디: 오~ 잼있겠다~

조피디: 시노미야상이 오키나와 출신인데, 오키나와홍보를 할수 있는 컨텐츠를 제작하는 해외미디어에 제작비를 지원하는 제도가 있데요. 오키나와관광컨벤션뷰로에서 담당한다고 하네요. 제가 일본어를 못하니, 형이 한번 컨택해서 자세히 알아봐주실수 있어요?  

김코디: 어려운 일 아니니까, 내가 알아보고 연락할게.  


오키나와관광컨벤션뷰로는 1996년 오키나와관광산업을 활성화 시키고자 관광과 컨벤 션분야를 통합하여 민관일체형태로 설립된 국내 유일한 단체다. 이 기관의 오키나와 필름오피스는 매년 해외컨텐츠지원사업조성금을 마련하여,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에니메이션 등 오키나와 로케이션 헌팅과 촬영에 들어가는 제작경비의 일부를 지원 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금액이 꽤 컸다. 한 작품에 소요되는 현지제작 경비(항공료, 숙식비, 교통비, 인건비, 재료비 등)의 50%를 지원하며, 상한금액은 3,000만엔(당시 환율로, 4억정도)이였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냉큼 전화를 돌려 문의했다.


김코디: 전 M본부 DEEP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김종우라고 합니다. 올해 해외컨텐츠 지원사업조성금 관련해서 문의드리고자 합니다. 우000상 자리에 있는지요?

담당자: 처음뵙겠습니다. 우000상입니다. 오키나와관관컨벤션뷰로 한국지사 담당자 로부터 얘기들었습니다. 

김코디: M본부에서 오키나와출신 프리다이버 시노미야상을 취재할 생각입니다. 그와 함께하는 다이빙촬영은 시청자에게 오키나와의 매력을 어필할수 있고 선전효과도 좋을 것 같습니다만, 저흰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교양프로그램인이라 심사대상이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담당자: 지원 가능합니다.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시고 1차 통과가 되면, 2차 면접과 발표 후 최종판단을 내립니다. 참고로, 2011년 “여인의 향기”라는 드라마가 최종통과 하여 오키나와에서 촬영한적 있습니다. 서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서류를 보내긴 했지만, 프로그램 장르가 약해서 기대를 하지 않았다. 출장을 다녀오니, 1차 서류심사에 대한 한통의 편지가 책상위에 놓여있었다. 잽사게 봉투를 열었다. 1차 서류심사를 통과했다는 내용과 2차면접의 안내가 적혀있었다. 기분이 묘했다. 



김코디: 조피디 1차 서류통과했데.. 축하해~

조피디: 우와~ 다 형덕분이에요. 고마워요. 

김코디: 다른장르에 비해, 우리가 희망하는 제작비지원금액이 적은데다, 프리다이버를 통해 오키나와의 매력을 확실하게 알릴수 있으니 2차면접만 잘하면 승산있을 것 같애. 

조피디: 남은 기간동안  어떻게 어필할지 정리해서 자료보낼게요. 제가 넘어갈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2차면접도 잘 부탁드려요. 당첨되면 제대로 보답할게요.


2014년 5월 29일,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면접관은 3명이였다. 그들의 책상위에는 3단링으로 철이된 두꺼운 서류뭉치가 있었다. 꽤 많은 팀이 서류를 제출한 것 같았다. 면접시간은 대략 10분정도였고, 조피디가 강조하고 싶은 것과 오키나와 광고효과를 중점적으로 어필했다. 면접관들은 나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줬다. 2주뒤 결과가 발표되었다. 우린 떨어졌다. 그 원인을 알고 싶어 담당자에게 문의를 했으나, 명쾌한 답을 들을수 없었다. 


난 떨어진 원인을 알고 싶었다. 담에 도전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했다. 여기저기 수소문해 이 사업을 잘알고 있는 지인의 얘기를 듣고 욕이 나왔다. 그가 집행위원이 이 아니기 때문에 100%믿을순 없지만, 신빙성이 있었다. 


지인: 1차서류는 대부분 통과시켜요. 일종의 형식적인 것이죠. 예산이 크기때문에 참가자들이 많지만 결국 당첨되는건 몇팀안됩니다. 2차면접은 오키나와현지에서 진행하기에 최소한의 경비를 소비하고 갑니다. 큰돈은 아니지만, 내수경제에 도움이 되지요.  

김코디: 당첨되는 장르는 어떤가요? 교양프로그램도 있나요? 지인: 교양은 본적이 없어요. 기본적으로 대규모 스탭이 움직이는 영화, 드라마를 선호합니다. 그 이유는 뻔해요. 해외에서 모든 장비와 보조출연자까지 데리고 오는건 무리입니다. 최소한의 인원만 들어오고 대부분 현지스탭을 고용합니다. 결국 지원금으로 오키나와현에 있는 업체에 비용이 돌아가는 것이지요. 결국 손해보는 장사가 아닙니다. 


  


난 그들의 속임수에 당하고 말았다. 내 돈 돌리도~
이전 08화 업무계약서에 웃고 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