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도가와 J Jun 26. 2020

아직도 코리언타임

설마했는데, 국어사전과 위키백과에 “코리안타임”이 나온다. 약속시간에 일부러 늦게 도착하는 행동이나 그 버릇을 일컫는다. 이 말은 한국전쟁때, 주한미군이 한국인과 약속을 한 뒤 약속시간보다 늦게 나오는 한국인을 좋지 않게 생각하여 “한국인은 약속 시간에 늦게 도착한다. 이것이 한국인의 시간관”이다라고 하여 코리안타임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적혀있다.


“아직도 코리언타임 있어요”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기초과학연구소의 중요성을 취재하기 위해 D본부와  M본부와 함께  일본기초과학연구소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이화학연구소(줄여서 리켄이라고 한다)를 방문했는데, 내 귀를 의심하는 말을 들었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비즈니스에서 시간약속을 지키는 건 필수다. 난  항상 30분전 취재처에 도착할수 있도록 노력한다. 왜냐하면 길거리 주차를 할수 없기(혹시 위반할 경우, 벌점 1점에 벌금 15,000엔)에 주차장을 찾아야하고 종종 놓치는 외경촬영을 미리 하거나, 접수처에 신분증확인과 방문서류를 작성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일찍도착해서 준비하는 것은 좋지만, 일본에서 약속시간보다 30분 일찍 방문하는 걸 민폐로 생각한다. 상대방이 처리해야할 업무가 있는데, 그 리듬을 깨고 안내를 해줘야하기 때문이다. 오후 1시 약속은 보통 5분전이 좋다. 공식적인 점심시간이 12시부터 13시까지라 조금이라도 더 쉴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담겨져있기 때문이다.


취재처인 리켄에 약속시간이 오후 1시여서 도심에서 점심을 먹고 가는 것이 애매했다. 생각보다 차도 안막히고 일찍 도착해서 근처에 있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점심을 가볍게 먹고 15분전에 리켄에 도착해 수속을 밟고 김박사님이 계시는 곳으로 방문했다.


그때 김박사님의 첫마디가 “리켄 온 이후로, 시간맞춰서 방문한 한국인 1호”라고 했다. 김박사님은 리켄에서 연구원으로 가장 높은 직책인 종신주임연구원을 맡고 있으며, 일본인을 제외한 아시아 과학자로는 유일하기에 한국에서 정부관계자나 연구자들이 그를 만나고자 많이 방문한다. 그때마다 지각을 한 모양이다. 사소한 것일수도 있지만, 그는 매번 리켄담당자들에게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수없이 했을 것이다. 어떤 이유로  지각했는지 모르겠지만, 해외에 거주하며 활동하는 한국인의 위상을 세워주는건 큰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에 에 있다. 상대방 입장에서 한번 생각하고 행동하면 좋겠다.

이전 04화 갑질, 나부터 변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