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아, 칸 나오토 일본총리가 담화문을 발표했다. 일제 강점기 시절에 일본이 강탈해갔던 조선왕실의궤를 가까운 시일에 넘기고자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제자리찾기 사무총장 혜문스님을 비롯하여 4년간 환수운동의 결과물이였다.
이런 핫한 소식을 놓치지 않고, 2011년 G본부가 <조선왕실의궤>다큐를 제작했다. 일본에서 취재할 내용은 그리 많지 않았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던 일본공산당 국회의원들의 인터뷰, 혜문스님을 중심으로 환수운동을 펼쳐온 회원들의 일본방문스케치와 인터뷰가 전부였다. 취재팀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 의해 강탈당해 일본왕실 도서관인 궁내청에 소장된 조선왕실의궤를 반환하기전 그 모습을 카메라로 담고 싶었지만 칸총리의 담화문 발표로 인해 촬영허가가 떨어지지 않았다.
취재기간 중, 하루는 조선왕실의궤 반환 탐방을 목적으로 꾸려진 탐방단을 따라다녔다. 000국회의원과 혜문스님 이하 15여명이 조선왕실의궤가 소장되어 있는 궁내청 입구까지 둘러보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자 동행했다. 20여명이 한국말을 하며 단체로 움직이니 궁내청 근처를 지키고 있는 경찰들이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며 경계했다.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한국인이 좋아하는 현수막, "한국문화재 일본 탐방단"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꺼내 기습적으로 사진을 찍은 것이다. 이곳에서는 허가를 받지 않으면 일절 기념사진 등 촬영을 할수 없는데 사고를 친 것이다.
30초도 채 되지 않은 것 같은데, 20여명이 넘는 일본경찰들이 우리들을 둘러샀다. 그들은 몇개의 팀을 나눠 이름이 뭐냐, 신분증을 제시해라, 현수막에는 뭐가 적혀있느냐, 어디서 왔느냐 등 다짜고자 우릴 몰아부쳤다. 그런데 K의원은 아무일 없었던 듯이 꽁무니를 빼버리고 모든 것을 현지여행사 대표가 뒤짚어섰다. 물론 일본어를 못하는 부분은 이해를 하지만, 탐방팀을 이끌고 온 리더아닌가. 한국에선 최고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인데. 참 실망스러웠다. 통역을 통해서 자초지정을 설명하고 규칙을 사전에 숙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미안하다고 한마디만 하면 끝날 것인데, 무려 1시간이상 이런 저런 추궁을 당하면서 곤욕을 치러야만했다.
2011년 12월 6일, 조선시대에 왕실이나 국가의 주요 행사내용을 정리한 기록으로 결혼, 잔치, 장례 때 입은 왕의 옷과 행렬의 배치를 그림으로 통해 상세하게 기록한 문서 조선왕실의궤는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