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떠러지에 길을 내고 있다
가시덤불 속 줄기 걷어내자 옹송그려 붙은 칡뿌리
비틀린 돌 품고 있다
등골 배기던 땅속 견뎠던 뿌리들, 휘감고 엉킨 길 튼다
벼랑 끝에 매달린 어둠 햇빛을 훔친다
입술 터지고 찢기며 붙잡은 길
놓을 수 없는 오직 하나의 끈,
질척이는 발목 빠지고
목마른 햇살 밟으며 보낸 접질렸던 어둠이 디딘 뿌리다
가파른 흙과 돌이 내통한 자리
두껍고 달착지근한 등짝 차곡차곡 어둠의 결 꽉, 물고 있다
다독이고 쟁이며 환한 길 뚫고 있었던 것
절벽 위의 비틀린 살
햇살 세례 받으며 눈부신 땅 내딛는다
벼랑이 일어선다
비로소 한 그루 나무로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