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개복 지점에 참개구리 한 마리 웅크리고 있다
쫙 펼친 물갈퀴 무기라도 되는 듯
비에 젖은 대리석 바닥 훔켜잡고
울음주머니 불룩불룩 겁 많은 눈 굴리며
둘레둘레 방향 가늠한다
느닷없는 개구리 보고 화들짝 놀란 사람들
딱하다는 시선 보내고 제 갈 길 간다
엎드려 붙은 황갈색 대리석도 갈 곳 있다며
한 발짝 뛰는데,
뒤집어지고, 빌고, 고개 조아리며 오직 한 걸음
놀림과 무심한 발걸음 뒤집어쓰고
기진하게 젖은 숨 고른다
누군가 참개구리 번쩍 들어 뒤꼍 화단으로 던진다
쩍, 들린 대리석
생애 걸고 죽을힘 다해 뛰었으나
막막한 발목 맹렬한 허공을 긋는다
닫힌 은행 앞
발길에 차여 온 밤을 보채는 저 문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