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에 시달리는 커피
하품이 달라붙은 해바라기 양산 접었다 폈다 갈 듯 말 듯
여름을 짓이기고 앉는다
컵 표면에 맺힌 물방울
손가락 사이로 주룩 흐르고
팔뚝 오르내리며 졸던 파리 한 마리
깜짝 놀라 납작, 땅바닥을 솟구치며 날아오르는데
눈꺼풀 밑 끝없는 그녀의 넋두리
팔월 질경이 같다
밥 먹고 가라는 말 서둘러 끊고
이윽고 일어선 식욕 잃은 커피
양산에 갇혀 있던 해바라기 앞세우고 문밖을 나선다
덩그런 어둠 속에 앉아 혼자 있을 그녀가
다 말하지 못한 퀭한 눈의 불면이
커피처럼 떠오른다
우울
우울
우울
나도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