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검버섯 꽃

by 호랑
검버섯 꽃 그림.jpg


노인 복지시설 목욕탕 환하다

서로 가릴 것 없는 몸

배꼽 닿는 처진 젖꼭지 분홍 브래지어로 올려붙이고

스팽글 셔츠 어기적거리며 어깨 추스른다


등허리 부항 꽃 활짝 풀린 꽃밭


오늘, 물빛 코트 영감 오는 날

아른아른한 얼굴 따라 톡, 톡, 톡,

분 바르는 손길 수다스럽다

조곤조곤 얘기 쿰쿰하지 않고

골 깊은 인중 감쪽같다


동그랗게 말려 있다 엉거주춤 일어서는 검버섯

엉덩이도 한번 끌어올리고

접힌 허리 꼿꼿하게 짚으며

거울 앞에 모여 붉은 입술 쪽쪽거리는 살꽃들


저승 간 영감도 몰라보게 이쁘네! 흐흐


검버섯도 꽃

keyword
이전 07화여름 손님